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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을 준비하는 밤 นิยาย บท 20

개학까지 몇 개월 남은 시점에서, 이시아는 특별히 할 일이 없어 한 광고회사에서 인턴으로 일하기로 했다.

그녀는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했고, 한성대의 이 전공은 국제적으로도 영향력이 있어서 비록 인턴이지만 동료들과 상사들의 많은 배려를 받았다.

유일한 문제는 이 회사가 집으로부터 거리가 좀 멀어서 왕복 통근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는 것이었다. 이시아의 부모님은 그녀가 충분히 쉬지 못할까 봐 걱정되어 회사 근처에 작은 원룸을 세를 내어 주말에만 집에 오라고 했다.

이시아는 집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대학 4년을 마치면서 많이 성장했기에 빠르게 파리 생활에 적응했다.

아침 8시, 그녀는 가방을 메고 하품을 하며 출근하려고 집을 나섰는데, 갑자기 맞은편에서 계속 임대 중이던 방에 누군가가 이사 온 것을 보았다.

호기심에 이끌려 이웃을 보러 가고 싶었지만, 마침 엘리베이터가 열려서 그녀는 그만 생각을 포기했다.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는 순간, 약간 익숙한 목소리가 그녀의 귀에 들려왔다.

유창하고 표준적인 영국식 억양, 음색이 한서준과 많이 닮아서 듣고 있던 이시아는 순간 멍해졌다.

그 사람 국내에서 술에 취해 있는 게 아닐까? 여기서 나타날 리가 없는데, 아마 내가 잘못 들었을 거야.

이시아는 고개를 저으며 이 비현실적인 생각을 머릿속에서 지우고, 정신을 차려 회사로 향했다.

인턴 기간 동안 주어진 일이 많지는 않았지만, 이시아는 완벽을 추구하는 사람이어서 온전히 일에 몰두하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결국 옆자리 언니의 일렀을 때야 비로소 퇴근 시간이 지난 것을 알았다.

오늘은 마침 금요일이라 이시아는 돌아가서 짐을 좀 챙기고 집에 가서 저녁을 먹으려고 했다.

오피스텔로 돌아온 후, 이시아는 맞은편의 굳게 닫힌 문을 한 번 힐끔 보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고는 현관에 놓여 있던 가방을 집어 들고 곧바로 문을 나섰다.

아래에서 올라오는 엘리베이터가 마침 21층에 멈췄다. 그녀는 옆으로 조금 비켜섰고,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한 키 큰 사람이 걸어 나왔다.

이시아는 고개를 숙인 채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가려 했는데, 그 사람은 계속 엘리베이터 입구를 막고 있었다.

이시아는 누가 이렇게 예의가 없는지 보려고 고개를 들었고, 한서준의 얼굴을 보자마자 눈썹을 잔뜩 찌푸렸다.

“좋은 저녁이야.”

“네가 어떻게 여기에 있어?”

그의 담담한 인사 말투는 이시아로 하여금 그가 아마도 자신의 주소를 알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했다.

그리고 그의 대답도 그녀의 예상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나 2104호에 살아.”

엘리베이터가 1층에 도착하는 것을 보고서야 한서준은 돌아서서 새집으로 들어갔다.

집 안은 텅 비어 있었고, 아무것도 없어서 매우 쓸쓸해 보였다.

한서준은 방금 사 온 짐들을 내려놓고 소파에 앉아 주위를 둘러보았다. 순간 마음에 밀려드는 잔잔한 슬픔과 함께 이시아와 함께 살던 때가 떠올랐다.

그때 두 사람이 막 오피스텔로 이사 왔을 때, 몇 가지 가구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이시아가 나서서 많은 가구와 생활용품, 장식품을 사서 하나씩 방을 채워 나가면서, 임대주택을 아늑한 집으로 바꾸었다.

안타깝게도 그때의 그는 소중함을 알지 못했고, 그녀가 힘들게 쏟은 모든 노력을 외면하고 말았다.

사람이 떠나고 집이 비워진 후에야 그는 비로소 깨달았지만, 이시아의 마음은 이미 완전히 식어버린 상태였다.

그녀를 되돌릴 기회가 있을까?

한서준은 몰랐다. 다만 자신이 예전의 이시아처럼 이 관계를 위해 모든 것을 쏟아 부을 것이라는 것만 알았다.

이번에는 한서준이 이시아에게 다가갈 차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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