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독종 같은 문파는 세상에 존재해서는 안 돼요. 그놈들이 연구하는 독은 사람에게 해를 끼치고 악랄하기 짝이 없어요. 정말 하늘이 벌을 내려 그 문파가 영원히 사라지게 해주면 좋겠어요.”
심은주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이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씁쓸하게 웃음을 지었다. 만독종이 사악한 건 맞지만 하늘이 나서서 그들을 없애 주길 바라는 건 헛된 바람일 뿐이었다. 스스로의 힘으로 해결하는 수밖에 없다.
“이 선생님, 도대체 어쩌다 만독종하고 얽히게 된 거예요?”
심은주는 걱정스러운 눈길로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
이천후는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별거 아니었어요. 현문의 놈들이 나를 죽이려고 만독종을 불러들였거든요.”
“정말 골치 아프네요. 내 생각엔 이 선생님은 고소를 떠나는 게 좋겠어요.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숨어서 몇 년간 조용히 수련하고 만독종이 이 일을 잊어버리면 다시 나오세요.”
심은주는 고개를 저으며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내가 왜 숨어야 하죠? 나한테 독을 쓴 만독종 제자는 이미 내 손에 죽었어요.”
이천후는 무심하게 말했다.
심은주는 깜짝 놀라 그를 바라봤다.
“흡혈 정충은 만독종에서 다루는 열 가지 주요 독충 중 하나예요. 그걸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적어도 정통 비법을 직접 전수받은 제자
나 장로급은 될 텐데 말이에요.”
“독을 다루는 자일수록 독살 실력이 더 뛰어난데 그런 사람을 죽였다니...”
하지만 이천후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미소 지으며 말했다.
“그놈은 흡혈 정충뿐만 아니라 황천 독연이라는 독도 사용했어요. 이 두 가지 독을 다루는 걸로 그놈이 만독종에서 어떤 지위였을지 추정할 수 있겠어요?”
“뭐라고요? 그 사람이 황천 독연도 사용했어요?”
방금 자리에 앉은 심은주는 놀라서 다시 벌떡 일어났다. 그녀의 표정에는 놀란 기색이 가득했다.
“황천 독연은 흡혈 정충보다 더 유명한 독이에요. 만독종이 예전에 이 독을 써서 일류 문파 하나를 멸문시켰을 정도거든요. 흡혈 정충에 황천 독연까지 다루는 사람이라면 만독종에서 분명히 높은 지위에 있는 인물이겠죠. 만약 나이가 젊다면 고위층 자제일 테고 연장자라면 문파에서 상위 열 명 안에 드는 장로일 거예요.”
이천후는 눈을 가늘게 뜨고 조금 전의 긴 얼굴 남자를 떠올렸다. 그 남자는 얼굴이 20대 정도로 보였으니 만독종 고위층의 자제일 가능성이 높았다. 이천후는 그 남자의 신분이 이렇게 높은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걱정하지 마요. 나는 괜찮아요.”
이천후는 자신 있게 말했다.
“그렇게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지 마요. 만약 제가 아까 경고하지 않았다면 흡혈 정충이 이 선생님 뱃속에 들어갔을 수도 있잖아요.”
심은주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제 생각엔 이 선생님은 정말로 잠시 몸을 피하는 게 좋겠어요. 이 선생님이 아무리 강해도 만독종 고위 인물을 죽였으니 그놈들이 가만히 있을 리가 없잖아요. 더 강력한 고수들을 보낼 거라고요.”
이천후는 그녀의 말을 듣고 고개를 약간 흔들었다. 만독종이 무시무시하긴 했지만 생각만큼은 아니라는 걸 그는 느끼고 있었다. 만독종의 5대 독 중 하나라는 황천 독연도 그에게는 전혀 위협이 되지 않았으니 그들에 대한 두려움이 오히려 줄어들었다.
“하하, 적을 만나면 피하기보다는 정면으로 맞서는 게 내 방식이에요.”
이천후는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당당한 기세를 내뿜었다.
“만독종이 뭔데요? 나와 얽히게 된 이상 만독종은 역사 속으로 사라질 수밖에 없어요! 은둔 문파에서 이름을 지워버리게 만들어 주겠어요!”
심은주는 이천후의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고 옅은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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