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재벌 전처가 후회했다 นิยาย บท 1319

이천후는 요양원에서 한용태를 만났다. 하지만 그가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한용태는 얼굴에 생기가 돌고 기운이 넘쳐 보였다. 병에 걸린 사람이라고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병이 난 건 내가 아니라 한유서야.”

한용태는 웃으며 이천후에게 설명했다.

“바깥에서 소문이 와전된 거야. 나를 마치 당장이라도 관에 들어갈 사람처럼 만들더군. 하하하... 이런 일은 한두 번이 아니야. 내가 감기라도 걸리면 외부에선 중병에 걸려 곧 죽는다는 말이 돌아다니지.”

이천후는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농담을 건넸다.

“보아하니 많은 사람들이 어르신이 죽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것 같네요.”

한용태는 고개를 끄덕이며 유쾌하게 웃음을 터뜨렸다.

“날 죽기를 바라는 사람은 셀 수 없이 많지. 그런 놈들 때문에 내가 더 오래 살아야 해.”

그의 농담 섞인 말에 이천후도 가벼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한용태는 순간 흐릿한 눈에 날카로운 빛을 띠며 말했다.

“이 모든 게 자네 덕분이야. 자네가 양성의 이씨 가문을 몰아내고 현문까지 물리쳐준 덕분에 우리 한씨 가문이 강남 지역의 최고 가문 자리를 굳건히 지킬 수 있었어. 요즘 들어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많은 이익을 가져갔으니 뒤에서 내가 죽기만을 바라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겠어?”

이천후는 한용태의 말에는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았고 대신 한유서의 상태에 대해 물었다.

한유서는 한아연과 가장 가까운 사람이었다. 한아연은 그녀를 친자매처럼 아꼈고 한아연에게 무슨 일이 생긴 이후 한씨 가문은 운해의 사업을 모두 한유서에게 맡겼다.

한유서는 오랜 시간 동안 한아연 곁에서 일하며 그녀의 방식을 자연스럽게 배워 왔다. 그래서 그녀는 일처리 방식이 한아연과 매우 흡사했고 뛰어난 능력을 지닌 인물이었다.

한유서는 운해에서 한씨 가문의 사업을 활발하게 확장하고 성공적으로 운영하여 이제는 한씨 가문에서도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다.

“한유서 씨는 어떻게 된 겁니까?”

“어르신, 한유서 씨가 아무리 중요하다 해도 결국 한씨 가문의 하인 아닙니까? 어르신께서 직접 신경 쓰실 정도는 아닌 것 같은데요?”

이천후는 의아하다는 듯 물었다.

그러자 한용태는 쓴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지금의 유서는 예전과 달라. 유서는 지금 우미란의 수양딸이 되었어. 우미란이 유서를 무척 아끼고 있지.”

그 말을 듣고 이천후는 한숨을 내쉬었다.

우미란이 그렇게 한 것은 아마도 한아연을 너무 그리워한 나머지 한유서를 한아연의 대체물로 여기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알겠습니다. 한유서 씨의 상태를 한번 보도록 하죠.”

이천후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한유서는 한아연의 그림자와도 같은 존재였다. 그래서 이천후도 당연히 그녀가 무사하길 바랐다.

그런데 그가 문 앞에 다다랐을 때 한용태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

“내가 아연이를 위해 운해에 묘를 세웠는데 한번 가서 볼래?”

이천후는 순간 심장이 내려앉는 듯한 충격을 받았다. 그의 몸은 마치 납덩이를 채운 것처럼 무거워졌지만 몇 초 후 그는 단호히 말했다.

우미란은 그를 돌아보는 순간 놀라움에 동공이 확장되었다. 이어 그녀는 눈빛이 밝아졌고 감격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천후, 자네... 돌아온 거야?”

이천후는 미소를 띠며 고개를 끄덕였다.

“한유서 씨에게 문제가 생겼다고 들어서요. 상황을 보러 왔습니다.”

“유서가 중독된 것 같아. 그래서 의사들을 불러 진단하고 치료하고 있어.”

이천후는 고개를 끄덕이고 곧 자신의 신식을 한유서에게 집중했다.

그는 신식을 통해 그녀의 상태를 탐지했고 곧 마음속에서 해결 방안이 떠올랐다.

한유서는 확실히 중독된 상태였다. 게다가 그녀가 걸린 것은 만독종의 극악한 독 중 하나인 ‘칠일쇄심산’이라 불리는 것이었다.

이 독은 직접적으로 심장에 작용하는데 중독된 지 7일 후에는 심장이 완전히 파괴되고 만다. 그 상태가 되면 신의 경지에 이른 명의라도 구할 수 없을 것이다.

즉 이 독에 걸리면 생명이 고작 일주일밖에 남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천후에게 있어 한유서를 구하는 것은 전혀 어렵지 않았다.

그는 독왕경을 익힌 사람이었기에 해독에 있어선 누구보다 뛰어난 지식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그를 놀라게 한 것은 이 독의 출처였다.

칠일쇄심산은 오직 만독종의 제자들만 사용할 수 있는 독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런데 한유서는 만독종과 아무 관련도 없는 사람인데 어떻게 이런 독에 걸린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