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재벌 전처가 후회했다 นิยาย บท 1334

평범한 승합차 한 대가 다가오자 이천후는 망설임 없이 차에 올라탔다. 이를 본 다섯 명은 서로를 바라보며 약간 놀란 표정을 지었지만 곧 그들의 얼굴에는 냉소가 번졌다.

네 명은 이천후 옆자리에 앉아 그를 둘러싸듯 포진했고 나머지 한 명은 운전석에 올라타 차를 빠르게 출발시켰다.

사실 그들은 이천후가 이렇게 순순히 따라올 거라 생각하지 않았다. 그가 조금이라도 저항할 경우 네 명이 즉시 달려들어 제압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왜냐하면 이들 모두 자신들의 실력을 자부하는 고수들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의 예상을 뒤엎고 이천후는 차에 오르자마자 눈을 감고 잠을 청하기 시작했다.

이천후의 행동에 그를 주시하던 남자들은 서로 눈짓을 주고받았다.

‘이 녀석 정말 죽고 싶은 건가, 아니면 우리를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 건가?’

그들은 이천후의 속내를 알 수 없었다. 그의 태도는 그들에게 오히려 더 큰 의문을 남겼다.

그런데 갑자기 한 남자가 갑자기 권총을 꺼내 들었고 나머지 세 명은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이천후가 이미 순순히 따라온 상태였지만 그들은 총을 사용해 그를 다치게 한다면 문제될 게 없다고 생각했다. 죽이지만 않으면 되었다.

그러나 그 남자가 총을 들어 올리기도 전에 다른 사람들은 눈앞에서 그 남자가 좌석에 쓰러져 있는 것을 목격했다.

그의 미간에서는 붉은 피가 흘러나오고 있었고 미간 정중앙에 작은 구멍이 뚫려 있었다. 피는 바로 그 구멍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남은 사람들은 쓰러진 동료를 멍하니 바라보며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미간에 뚫린 그 구멍은 너무 갑작스럽고 기이하게 생긴 것이었다.

그들은 이 상황이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 총을 꺼낸 그가 어떻게 한순간에 쓰러지고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전혀 알 수 없었다. 그저 공포와 혼란만이 차 안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이천후는 눈을 천천히 뜨고 차 안의 사람들을 차갑게 훑어보았다.

“다시 총을 드는 놈이 있으면 저놈과 같은 최후를 맞게 될 거야.”

그는 그렇게 말한 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다시 눈을 감았다.

운전하던 남자는 순간 등골이 서늘해지고 몸이 떨렸다. 그는 핸들을 잘못 잡아 차가 도로 옆 돌무더기 쪽으로 틀어질 뻔했다.

차 안에 있던 다른 사람들도 이미 등에 식은땀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들의 이마에도 땀이 송글송글 맺히기 시작했다.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이지?’

그들은 이천후가 눈조차 뜨지 않고 거의 움직이지도 않은 상태에서 자신들의 동료를 죽여버린 것을 믿을 수 없었다. 게다가 그것도 영화 속 이야기처럼 무형의 살인으로 이루어진 일이었다.

이제야 그들은 자신들이 상대하고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실감했다.

‘우리가 자부하던 이 ‘정예팀’도 이 사람 눈에는 그저 하찮은 오합지졸일 뿐이었구나.’

그들은 그제야 깨달았다. 이천후는 처음부터 겁에 질려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들의 본거지를 찾아 직접 문제를 해결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온 것이라는 걸.

운전하던 남자는 이천후의 살해 방식에 소름이 끼쳐 손이 떨리기 시작했다. 핸들을 쥔 그의 손가락은 이미 차가워져 있었다.

차 안은 마치 죽음 같은 침묵에 빠져들었고 아무도 감히 입을 열지 못했다.

이천후의 무서운 능력은 그들의 예상 범위를 훌쩍 뛰어넘었다. 그들은 이천후가 자신들에게 전혀 대적할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그들은 상상할 수 있었다. 이천후가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그가 손끝만 살짝 움직여도 그 사람은 처참하게 죽음을 맞을 것을.

그 후로는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 이천후는 자신에게 총을 겨누려 했던 남자를 죽인 이후로 더 이상 어떠한 행동도,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이들 무리의 출신이나 목적에 대해 조금도 관심을 두지 않았다.

건물 내부를 살펴보니 이곳을 방이라고 하기에는 어울리지 않았다. 오히려 회의실에 가까운 공간이었다. 단 둥근 테이블 같은 것은 없었다.

공간은 넓었고 안에는 의자도 없었다. 양쪽 벽에는 12명의 사람이 서 있었는데 이들 역시 모두 기세가 범상치 않아 보였다.

이천후는 주변을 빠르게 훑어보며 속으로 생각했다.

‘이들이 다 모인 이유가 은주 씨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목적이 있는지 확실히 알아봐야겠어.’

그러나 겉으로는 여전히 태연한 표정을 유지하며 방의 중심으로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물론 방 안에 좌석이 없다는 것은 하층부에 있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였다. 방 한가운데 높이 자리한 곳에는 한 남자가 앉아 있었고 그의 옆에는 한 여자가 앉아 있었다.

남자의 얼굴에는 몇 개의 흉터가 있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이마에 난 흉터였다. 마치 커다란 지네가 누워 있는 듯한 모양은 보는 사람에게 섬뜩한 인상을 주었다.

반면 옆에 앉은 여자는 20대 초중반 정도의 젊은 나이로 보였고 손에 길이 약 3인치의 작은 칼을 가지고 놀고 있었다. 이천후가 방에 들어섰을 때도 그녀는 손에 든 칼에만 온 신경을 쏟고 있었고 누군가 방에 들어왔다는 사실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듯 보였다.

이천후는 신식을 펼쳐 방 전체의 구조를 한눈에 파악했다. 그리고 그는 방 아래 지하실이 있다는 것을 곧바로 알아챘다.

지하실에는 온몸이 묶인 채 갇혀 있는 한 여자가 있었는데 그녀는 다름 아닌 실종된 심은주였다.

다행히 그녀는 단순히 몸만 묶여 있었고 단전이 봉인된 상태일 뿐, 심각한 부상을 입지는 않은 것으로 보였다.

이천후는 심은주의 상태를 확인하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히 무사하군. 이제 차근차근 이 상황을 풀어나가면 되겠어.’

그는 평정심을 유지한 채 방 안에 서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