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재벌 전처가 후회했다 นิยาย บท 1523

이천후는 비록 기씨 가문의 대총관이 요구한 대로 직접 방문하지는 않았지만 기씨 가문에서 연씨 가문에 내린 임무를 완수했다.

덕분에 연씨 가문은 처벌을 면할 수 있었고 중삼부 가문의 지위를 유지해 집안을 포기하고 이주할 필요도 없었다.

이로 인해 연씨 가문의 사람들은 모두 이천후를 ‘가문의 구원자’로 떠받들었다.

자연스럽게 소지한 역시 귀한 손님 대접을 받게 되었다.

연회가 끝난 뒤 연태웅은 직접 이천후와 소지한을 객실로 안내했다.

각자 한 채씩 독립된 방을 제공받았고 하얀 피부에 아름다운 용모를 갖춘 시녀들까지 배치되었다.

연씨 가문의 객실은 넓고 화려하게 꾸며져 있었으며 고운 시녀들이 주변을 감싸고 있으니 분위기 자체가 그야말로 유혹적이었다.

하지만 이천후는 그런 분위기에 취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

그는 시녀들을 조용히 물러가게 한 뒤 간단히 씻고 침대에 앉았다.

이미 깊은 밤이었고 바람 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정도로 고요했다.

쾅.

갑자기 이천후가 보관하고 있던 공간 정석에서 강렬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 소리는 마치 거대한 종이 울리는 듯한 느낌을 주었고 이천후의 머릿속을 뒤흔들었다.

그는 깜짝 놀라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며 정신력을 곧장 공간 정석 속으로 보내 소리의 근원을 추적했다.

‘이건...’

그 순간 이천후의 눈앞에 빛을 내뿜고 있는 한 개의 뼈가 보였다.

그것은 바로 성인왕 하천윤이 그에게 준 곤붕의 뼈였다.

지금 곤붕의 뼈에서는 이상한 빛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는데 그 빛은 마치 전설 속의 신선의 기운과 같았으며 그저 한 번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치 신선의 세계에 서 있는 듯한 느낌을 들게 만들었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이천후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동안 곤붕 뼈는 별다른 반응 없이 조용히 있었는데 갑자기 이렇게 강한 빛을 발산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가 당황해하며 생각을 정리하려는 순간 공간 속에서 웅장하고 위엄 있는 목소리 가 울려 퍼졌다.

“태허도원에 도착했느냐?”

이천후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이 목소리는... 성인왕 하천윤! 금기의 고대 광맥에서 사망하지 않았나?’

‘설마... 부활한 건가?’

그가 혼란에 빠져 있을 때 하천윤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두려워하지 마. 이건 내가 곤붕의 뼈에 남긴 ‘집념’일 뿐이야. 태허 세계의 규칙이 이를 활성화한 거야. 네가 이미 태허 세계에 도착했다는 증거지.”

이천후는 그제야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 이것은 하천윤의 ‘영혼의 흔적’ 같은 것이고 그의 정신이 완전히 살아 있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집념’에서 뿜어져 나오는 위압감 은 엄청났다.

그 존재감만으로도 이천후의 정신 공간이 요동칠 정도였다.

그 말을 들은 이천후의 표정이 단번에 어두워졌다.

“성인왕님, 저더러 여황전 전주를 찾아가라고요? 제가 여황전과 원수 관계인 건 모르십니까? 저 지금 여황전의 아가씨를 잡아서 천역 용광로에 가둬둔 상태라고요!”

“제가 여황전에 간다는 건 스스로 덫에 걸리는 겁니다!”

“걱정 마. 이 신물을 들고 가면 초월이 널 도와줄 거야. 나는 초월에게 내 일부 전승을 맡겼어. 초월은 한때 내 은혜를 입은 자라 내게 충성을 다할 거야. 네가 초월을 찾아가면 충분히 전승을 이어받을 수 있어. 네 힘이 아직 너무 약하니 내 전승이 끊어질 위기라 어쩔 수 없이 네게 맡기는 거야.”

‘뭐라고?’

이천후는 순간적으로 경악했다. 하천윤이 자신의 전승 일부를 여황전 전주에게 맡겨 놓았다니.

그는 믿기 힘든 표정으로 서 있었다. 마치 하늘에서 거저 떨어진 행운처럼 느껴졌다. 성인왕의 전승은 일부만 가져도 어마어마한 가치를 지니고 있을 것이 분명했다.

‘이건 완전히 대박인데?’

“알겠습니다... 제가 가겠습니다.”

이천후는 속으로 들뜬 마음을 억누르며 단호하게 말했다. 하지만 동시에 걱정도 없지 않았다.

‘여황전 전주와 초월이라는 분은 대체 어떤 관계인 거지? 만약 내가 황혜교를 잡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그러나 그는 곧 스스로를 다독였다.

‘설령 들키더라도 목숨이 위태로울 일은 없을 거야. 하천윤 성인왕님의 신물을 들고 가는 이상 나는 성인왕님의 반쪽 제자나 다름없어. 초월이라는 분도 성인왕님의 체면을 봐서 나를 쉽게 다루지는 못할 거야.’

그는 다짐하듯 고개를 끄덕이며 신음라를 품에 넣었다.

‘이 기회를 놓칠 수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