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재벌 전처가 후회했다 นิยาย บท 1911

그러나 장범철이 자부심을 가질 만한 이유가 있었다. 조금 전 벌어진 격렬한 싸움에서 이천후는 부상을 입었고 진기 소모도 상당했다. 회복을 위해 단약을 삼켜야 할 정도였다.

이천후를 이 정도로까지 몰아붙일 수 있다니, 장범철의 실력은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히이이잉...

붉은 불길이 일렁이는 듯한 거대한 마수 적염왕이 길게 목을 치켜들고 울부짖었다. 그 소리는 마치 거대한 북소리가 울려 퍼지는 것처럼 웅장하고도 강렬했다. 그 위압적인 기운에 장범철의 전투마조차 겁에 질려 땅에 무릎을 꿇고 몸을 떨었다.

적염왕은 마치 주인의 승리를 축하라도 하듯 더욱 우렁차게 울부짖었다. 조금 전 이천후가 보여준 강력한 전투력은 적염왕의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았다. 이제 그것은 새로운 주인에게 더욱 충실하게 복종하려 했다.

이천후의 회복력은 그야말로 경이로웠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몸 상태를 대부분 회복했다. 어차피 현재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라 급하게 움직일 필요도 없었다.

그는 태상 장로가 맡긴 임무를 잊지 않았다. 장로의 말대로라면 이번 대회에서 고대 천교의 무사들을 철저히 짓밟아야 했다. 가능한 한 처참하게 말이다. 태상 장로도 예전부터 고대 천교들을 곱게 보지 않았다.

이천후는 보통 싸움에서 승리한 후 상대를 모욕하거나 괴롭히지 않았으나 이번만큼은 예외였다. 태상 장로의 명령을 수행해야 했고 무엇보다도 자신의 천조 신곤을 되찾아야 했다. 따라서 그는 장범철을 제대로 ‘손봐 주기로’ 결심했다.

장범철과 그의 두 수하들은 이전에 거만하게 이천후를 비웃으며 그를 깎아내렸다. 이제는 이천후가 그 모욕을 되갚아 줄 차례였다.

다만 지금 장범철은 이천후의 공격을 받고 완전히 기절한 상태였다. 그는 정말로 의식을 잃었다. 이천후가 발로 차서 십여 미터나 날려 보냈는데도 여전히 깨어나지 않았다.

‘이렇게 된 이상 제대로 망신을 줘야겠군.’

이천후는 장범철의 몸을 들어 올려 근처에 있던 비스듬한 나뭇가지에 거꾸로 매달았다. 다리는 위로 머리는 아래로. 마치 도살장에 걸린 돼지처럼 처참한 모습이었다.

뭔가 부족하다고 생각한 이천후는 한 가지를 더 덧붙였다.

휙.

그는 장범철의 바지를 벗겼고 이제 남아 있는 것은 단 하나, 얇디얇은 속옷뿐이었다. 이천후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 정도면 아주 볼만하겠지.’

그는 나무 아래 자리를 잡고 앉아 다른 참가자들이 오기를 기다렸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도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다. 무려 향 하나가 다 타버릴 만큼 시간이 흘렀음에도 말이다.

‘이게 뭐야? 이건 그냥 등산 경기잖아? 시간 싸움이네!’

보통 같았으면 이미 여러 명이 도착했을 시간이었다. 하지만 아무도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은 그만큼 수십 배에 달하는 중력이 다른 참가자들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는 뜻이었다.

그는 지루한 듯 나무에 걸려 있는 장범철을 힐끗 쳐다보았다.

“아직도 안 깼어?”

장범철의 상태는 처참했다. 거꾸로 매달려 있는 탓에 얼굴에 피가 몰려 풍선처럼 부어올라 있었다. 그리고 피가 이마와 관자놀이의 상처에서 흘러내려 계속해서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래... 내가 잘못했아. 그러니까 날 내려줘.”

그의 분노 섞인 목소리에 절박함이 담겨 있었다.

하지만 이천후는 장난기 어린 미소를 지었다.

“어림없지. 넌 너무 거만해. 이 기회에 네 성질 좀 죽여 놓는 게 좋겠어.”

장범철의 얼굴이 굳어졌다.

이천후는 느긋하게 말했다.

“게다가 우리 이제 같은 팀이잖아? 앞으로 등천로를 함께 가야 하는데 너 같은 성깔이면 내 말 안 들을 거 아냐? 그러니까 미리 길들여 두는 게 낫지.”

그 말에 장범철의 눈이 절망으로 물들었다.

이천후는 느긋하게 나무에 기대어 앉으며 미소를 지었다.

‘한동안은 재밌겠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