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재벌 전처가 후회했다 นิยาย บท 239

이천후가 그랜드 호텔의 한 룸에서 한아연을 만났다.

한아연은 목걸에 귀걸이까지 격식을 차렸다. 보기에 드라마 속 카리스마 넘치면서도 고귀하고 아름다운 여주인공 같았다.

“연놈이 일 하나는 잘 저지른다니까, 짜증나 죽겠어요!”

한아연은 이천후가 온 것을 보고 마음이 많이 놓였지만 여전히 매우 분했다.

“우리 기자회견 시간과 장소는 어제 저녁에 공지한 건데 임은설은 임시로 정한 거예요. 그것도 일부러 우리랑 같은 곳으로!”

이천후가 웃음을 지었다.

“같은 곳이면 어때요. 화낼 게 뭐가 있다고, 선전포고하고 싶으면 하라고 해요. 우리는 받으면 되니까.”

한아연이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

“이게 다가 아니에요. 내가 미쳐버리겠는 건 그들이 우리보다 30분 빠른 9시30분에 브리핑을 시작한다는 거예요. 지금 벌써 9시 20분이고 회의실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내 파트너, 채널업체, 공급업체들이예요. 심지어 장비도 내 것이고요. 이건 내 곳에서 내 사람들을 상대로 브리핑을 하는 거잖아요. 내 얼굴을 밟는 거랑 뭐가 달라요?”

이천후는 미간을 살짝 찡그렸다. 확실히 선을 넘는 행동이고 그 악한 속내가 다 들여다 보였다.

“호텔에도 규정이 있는데 그 사람들이 이렇게 앞에 끼어드는 것을 어떻게 허락할 수가 있죠?”

이천후가 말했다.

“규정은 사람에 따라 변하는 거예요. 분명 호텔 사장을 매수했을 거예요. 그래서 우리 앞에 끼어든 거고요.”

한아연이 말했다.

“호텔 도장이 찍힌 서류를 들고 브리핑을 하는데 내가 뭘 어쩌겠어요.”

“이 두 사람 정말 일을 잘 꾸며내네요.”

이천후가 웃었다.

두 경쟁자들이 같은 곳에서 전후로 브리핑을 여는 건 생각 안 해도 터질 만한 사건이다.

“이은준은 원래 나랑 막상막하인데 임은설 이 배신자까지 합쳐져 있으니 오늘 아마 저들에게 밀릴 것 같아요.”

한아연이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한아연이 이천후를 애틋하게 바라보았다.

“오늘 이렇게 같이 와줘서 정말 다행이에요. 안 그랬으면 나 오늘 엄청 당했을 거예요.”

“너무 기대는 하지 마세요. 난 비즈니스에 대해 잘 몰라서 도울 수가 없어요.”

이천후가 급히 말했다.

말을 마치고 한아연은 바로 18번 회의실로 향했다.

18번 회의실은 아주 컸다. 무려 천여 개의 좌석이 있었는데 채운 적이 거의 없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지금 이 대형 회의실에는 빈자리가 보이지 않았다. 거의 모든 자리에 사람이 앉았다.

그러나 이 사람들은 분명한 두 진영으로 나뉘었다. 왼쪽은 임은설과 이은준 사람들이고, 오른쪽은 한아연 진영의 사람들이다.

지금 단상에는 열 명 남짓한 사람들이 앉아 있었고, 가운데 센터에는 바로 임은설이 자리 잡고 있었다.

무대 아래에는 이미 많은 기자들이 모여 있었고 다들 카메라를 들고 임은설을 향해 미친 듯이 사진을 찍었다.

임은설은 운해 비즈니스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은설 제약 대표이다. 그녀의 빼어난 용모와 기품, 자랑스러운 성적은 모든 언론의 추앙 대상이다.

지금의 추세는 심지어 재계의 여왕 한아연을 능가했다.

구경거리를 좋아하는 기자들은 당연히 이 두 여자를 놓고 함께 비교했다.

일부 악덕 언론들은 심지어 많은 막장 줄거리를 조작하고, 속임수를 만들어내어 똑같이 눈부신 이 두 여자를 놓고 미친 듯이 떠들어댔다.

오늘 기자들은 벌떼처럼 떠들썩하게 몰려들었다.

그건 당연히 이 두 재계의 여왕이 이곳에서 만나 멋진 장르를 만들어낼 것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