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재벌 전처가 후회했다 นิยาย บท 496

악인도 본부 건물에서.

유석민은 이천후 앞에 겁에 질린 채 무릎을 꿇고 있었다. 그는 간절히 말했다.

“천후 님, 제발 저를 죽여주십시오. 저는 죽고 싶습니다.”

이천후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물었다.

“넌 목숨을 무척 아끼는 사람 아니야? 그런데 왜 차라리 죽음을 택하면서까지 흑요 제국을 배신하지 않으려 하는 거야?”

이천후는 의아해했다. 그는 떠나기 전에 유석민을 찾아가 흑요 제국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 정보를 바탕으로 복수를 하려는 것이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유석민은 목숨을 내걸고서도 그 요청을 거부했다.

유석민은 눈물과 콧물이 뒤섞인 얼굴로 괴로워하며 말했다.

“천후 님, 흑요 제국의 무서움은 상상도 못 하실 겁니다. 저는 천후 님을 위해 일할 수는 있어도 흑요 제국을 배신할 수는 없습니다. 이 두 가지가 충돌한다면 저는 죽음을 선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천후 님이 강력하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저를 죽이는 건 마치 개미를 짓밟는 것과 같겠죠. 하지만 흑요 제국은 제가 배신한다고 해서 배신할 수 있는 그런 상대가 아닙니다. 솔직하게 말씀드리자면 저도 흑요 제국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저희는 모두 그곳으로 강제로 끌려가 훈련을 받았어요. 다른 선택지가 없어서 그 사람들에게 복종할 수밖에 없었고요. 제가 천후 님을 노여워하게 만들었으니 천후 님은 저를 죽이셔도 좋습니다. 하지만 제발 제 가족은 건드리지 말아 주세요.”

유석민의 진심 어린 말이었다.

“넌 지금 네 가족이 걱정되는 거지? 흑요 제국을 배신하면 네 가족들이 모두 죽을 거라고 생각하는 거군.”

이천후가 담담히 말했다.

그러자 유석민은 고개를 끄덕이며 쓴웃음을 지었다.

“천후 님은 정말 똑똑하시군요. 맞습니다. 정확히 그 이유입니다.”

“하하.”

이천후는 차갑게 웃었다.

“너는 내가 흑요 제국보다 착한 사람으로 보여? 너 때문에 내 여자 친구가 생사의 기로에 놓이게 됐어. 네가 협조하지 않으면 나는 너를 죽일 뿐만 아니라 너의 가족도 모두 죽일 거야. 내가 장담하는데 단 하루도 안 걸려서 나는 네 가족들을 전부 찾아내 없애버릴 거야.”

이천후의 말에 유석민은 몸이 떨렸다. 얼굴도 공포로 물들었다.

“만약 흑요 제국이 네 가족을 죽이려 한다면 그들은 암살자를 먼저 보내야 할 거야. 그러면 너는 가족을 다른 곳으로 보내거나 숨길 기회가 있을지도 모르지. 혹은 악인도 사람들을 무장시켜서 흑요 제국 놈들이 오지 못하게 막을 수도 있을 거야. 하지만 내가 직접 움직인다면 네겐 협상할 기회조차 없을 거야. 난 단 한 시간 안에 네 가족의 시체를 네 앞에 늘어놓고 구경하게 할 수 있거든.”

이천후의 살기가 가득한 말에 유석민은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이천후가 그 말을 실현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유석민에게는 협상의 여지가 없었다.

진짜 무서운 것은 수진계에 있는 고충들이다. 드래곤 팬던트의 전승에 따르면 수진계에는 한때 무소불위의 고충 도사가 존재했다고 한다. 그 도사는 온몸에 고충을 키웠는데 그가 기르는 고충들은 길이가 1, 2 미터씩 되었고 가장 큰 고충왕은 십여 미터에 이르렀다고 한다. 게다가 그 고충왕은 한 번에 원영기 대수사 세 명을 통째로 삼킬 수 있었다고 한다.

이런 작은 고충은 수진계에서 파리만도 못한 존재였다.

그러나 이천후의 이러한 능력은 유석민을 큰 충격에 빠뜨렸다. 그는 생전 처음으로 자신의 몸 속 고충을 본 것이었다.

유석민은 흑요 제국에 가입한 모든 이들이 몸 속에 고충을 심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만약 배신하게 되면 고충은 즉시 발작하여 숙주의 장기를 먹어치울 것이며 그 후에는 어떤 방법으로도 구할 수 없게 된다.

그리고 흑요 제국의 ‘교관’들은 말했다. 일단 흑요 고충을 몸에 심으면 평생 흑요 제국의 소속이 될 것이라고. 흑요 제국의 고단계에서 조종하는 고충왕 외에는 그 어떤 방법으로도 고충을 몸에서 제거할 수 없다고.

그런데 지금 유석민은 이천후가 그의 몸에서 흑요 고충을 꺼내는 것을 직접 목격했다. 이천후는 단 몇 초 만에 고충을 꺼내더니 그것을 손에 쥐고도 아무런 두려움이 없었다. 이천후는 정말로 무소불위의 존재인 것처럼 보였다.

이 순간 유석민은 더 이상 망설이지 않았다. 이제 흑요 제국을 배신하는 것도 두렵지 않았다.

게다가 그의 몸에서 고충이 제거된 이상 흑요 제국에 대한 두려움도 상당히 줄어들었다.

“흑요 제국에 대해 이야기해 봐.”

이천후는 소파에 앉으며 담담하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