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재벌 전처가 후회했다 นิยาย บท 498

진희원은 눈앞에서 분노에 찬 표정을 짓고 있는 심명수를 바라보며 마음속 깊은 갈등과 고통을 느꼈다.

심명수는 그녀의 사촌오빠로 두 사람은 함께 자라며 서로 깊은 정을 쌓아온 사이였다. 두 사람의 관계는 마치 어린 시절부터 함께 자라온 풋풋한 첫사랑처럼 깊고 순수했다.

진희원은 어릴 때부터 사촌오빠를 좋아했다. 심명수는 전형적인 잘생긴 부잣집 아들이었고 그녀에게 항상 잘해주었다. 심명수는 진희원에게 적극적으로 호감을 표시했고 진희원도 한때는 그를 자신의 남자 친구처럼 여긴 적이 있었다. 두 사람의 관계는 매우 애매한 경계선에 있었다.

최근 들어 진희원이 우울해하자 심명수는 그녀를 위로하기 위해 흥문으로 여행을 떠났다. 그녀의 마음을 달래주겠다는 명목이었다.

오늘은 그들이 흥문에 온 지 벌써 세 번째 날이었다. 심명수는 진희원을 기쁘게 해주기 위해 많이 노력했고 진희원도 그 덕분에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조금 전 심명수는 진희원에게 깜짝 선물을 준비했다고 말하며 그녀를 불렀다. 진희원은 설레는 마음으로 갔지만 심명수가 준비한 것은 다름 아닌 프로포즈였다.

진희원은 순간 당황했다. 그녀는 사실 전통적인 가치관을 가지고 있었는데 심명수와 아직 연인도 아닌 상태에서 결혼을 논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이런 상황에서 진희원의 머릿속에 갑자기 떠오른 것은 심명수가 아닌 이천후의 냉철하고 잘생긴 얼굴이었다.

비록 이천후와는 한 번 만나 짧게 두 시간도 채 되지 않는 시간을 보냈지만 그와의 만남은 진희원의 세상을 완전히 뒤집어 놓았다.

이천후의 그 날카로운 행동들, 정길검과 그 일당을 마치 병아리 잡듯이 쉽게 처치해버린 것은 그녀를 호랑이 굴에서 구해준 것이나 다름없었다.

비록 이천후가 진희원을 구하기 위해 나선 것은 아니었지만 진희원은 그에게 생명의 은혜를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그 후 그녀는 다시 한번 평생 잊을 수 없는 순간을 경험했다. 그 신비하고 강력한 남자 이천후가 그녀와 심은주를 데리고 하늘을 날아올랐던 것이다. 그 짜릿하고 믿기지 않는 경험은 진희원의 마음속 깊이 각인되었고 매일 그 순간을 떠올렸다.

진희원은 당연히 그녀를 공중으로 데려간 이천후를 잊을 수 없었다. 과거에는 심명수의 얼굴이 자주 떠올랐지만 이제는 이천후의 얼굴이 그녀의 머릿속을 지배하고 있었다. 진희원은 자신도 모르게 그 수수께끼 같은 남자에게 점점 더 빠져들고 있음을 느꼈다.

그래서 심명수의 청혼을 당연히 거절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진희원은 예상하지 못했다. 심명수는 거절당한 후 평소의 온화하고 점잖은 모습을 버리고 분노를 터뜨렸다. 그의 눈빛은 마치 얼음처럼 차가웠고 진희원을 노려보는 모습은 매우 낯설게 느껴졌다.

“오빠가 나에게 잘해준 건 맞아. 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오빠와 꼭 결혼해야 하는 건 아니잖아? 만약 그렇게 따지면 나에게 잘해준 사람들은 많아. 그럼 내가 그 사람들과도 다 결혼해야 해? 그리고 난 지금 싱글이야. 남자 친구가 없다고. 설령 남자 친구를 사귀고 있어도 그건 오빠가 간섭할 일이 아니야!”

진희원은 이성을 잃지 않고 차분하게 심명수에게 말하려 했다.

그러나 심명수는 전혀 귀담아듣지 않았다. 그는 마치 분노한 사자처럼 진희원을 매섭게 노려보며 말했다.

“진희원, 오늘 너는 나와 결혼하겠다고 하든지, 아니면 나와 인연을 끊든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해. 그 외에는 선택지가 없어...”

“오빠, 제발 날 밀어붙이지 마.”

진희원은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