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재벌 전처가 후회했다 นิยาย บท 779

이천후는 염춘범에게 자신의 목적을 설명했다.

염춘범은 눈을 가늘게 뜨고 생각에 잠기더니 말했다.

“대사님, 제가 곧 주지호라는 사람에게 안내할 테니 그 사람에게 물어보면 됩니다.”

그 말에 이천후는 곧바로 알아차렸다. 염춘범은 이 일에 대해 알고 있었지만 깊이 엮이고 싶지 않은 것이었다. 어쩌면 음귀파를 건드리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알겠습니다.”

이천후는 고개를 끄덕이고 더 이상 말을 아꼈다.

염춘범은 가문의 수장으로서 가족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했기에 음귀파와 얽혀서 문제가 생기는 것을 원치 않았다.

몇 분 후 염춘범의 지시에 따라 염준휘가 이천후를 데리고 주지호를 만났다. 주지호는 화정시에서 꽤나 세력이 있는 사람이었지만 염준휘 앞에서는 꼼짝도 하지 못했다.

염준휘는 변하시의 염씨 가문을 대표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염준휘는 조심스러워서 한적한 숲 속 길에서 만나기로 장소를 정했다.

주지호는 그 외진 장소에 도착한 후 긴장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이곳에서 누군가 그를 없애려는 것이 아닐까 하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주지호는 이 바닥에서 오랫동안 활동하며 여러 사람의 원한을 쌓아왔다.

“주 대표, 왜 그리 긴장하십니까? 뭐 찔리는 일이라도 있으신가요?”

염준휘가 주지호의 창백한 얼굴을 보고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아니... 아닙니다. 준휘 님, 천후 님, 안녕하십니까.”

주지호는 억지 웃음을 지으며 인사했다.

“긴장하지 마시고 편하게 계세요. 저희는 같은 편에게 항상 친절하답니다.”

염준휘는 웃으며 담배를 하나 건넸다.

“음귀파에 대해 말해보시죠.”

주지호가 담배를 받아 들자마자 이천후가 물었다.

“음귀파라뇨? 무슨 음귀파 말입니까?”

주지호는 당황스러워하며 물었다.

그러자 염준휘는 미소를 거두고 차가운 눈빛으로 말했다.

“주 대표, 좋은 말로 할 때 천후 님께서 묻는 것에 답하시는 게 좋을 겁니다. 딴소리 하거나 모르는 척하면 후회하게 될 거예요.”

이에 주지호는 다리 힘이 풀리고 이마에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그는 떨며 말했다.

“준휘 님, 저는 정말로 음귀파가 뭔지 모릅니다.”

이천후는 주지호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신념을 통해 살펴본 결과 주지호가 거짓말을 하고 있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 그러다 이천후의 시선은 주지호의 왼손 약지에 끼워진 붉은색 반지에 멈췄다.

“이 붉은 반지는 어디서 구했습니까?”

이천후가 물었다.

“서향각의 사장님이 준 겁니다. 그분이 어떤 여성의 기운이 이 반지를 하얗게 만들 수 있다고 했고 그런 여성을 찾아달라고 부탁했죠. 한 명 찾을 때마다 10억 원을 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래요.”

이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이미 상황을 파악했다.

이 반지는 ‘음혈옥’이라는 재료로 만들어진 것이었는데 음기를 흡수하는 특성이 있었다. 음기를 흡수하면 이 혈옥은 하얗게 변하는데 바로 그 특성을 이용해 음귀파에서 음기 체질을 가진 여성을 찾으려는 것이었다. 기발한 방법이라 할 만했다.

“천후 님, 자세한 건 저도 잘 모릅니다. 그 사람들이 왜 그런 여성을 찾는지도 모릅니다. 저는 그저 돈을 벌려는 것뿐이에요. 한 명을 찾으면 10억 원을 준다고 해서 그냥 받아들였을 뿐이죠.”

주지호는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그래서 그런 여성을 찾았나요?”

“맞아요. 제가 지난주 수요일에 줬었죠. 어때요, 타깃을 찾았나요?”

그러자 주지호는 아무 말 없이 이천후를 바라보며 자기가 거짓말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려 했다.

“주 사장, 무슨 일입니까? 이 반지에 무슨 문제가 있나요?”

도 사장은 당황한 표정으로 세 사람을 바라보며 물었다.

이천후는 이미 신식으로 도 사장을 살펴봤기에 그가 그냥 평범한 사람임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차분하게 물었다.

“문제는 없습니다. 그냥 이 반지를 어디서 구했는지 궁금해서 묻는 겁니다.”

“그건...”

도 사장은 안경을 벗고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상품의 출처를 묻는 것은 상도에서 금기인데 이천후가 거리낌 없이 그걸 물어보니 도 사장은 당황스러웠다.

“사장님에게 2백만 원을 주세요. 답변에 대한 보상입니다.”

이천후는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

이천후와 염준휘는 가만히 있었고 주지호는 잠시 멍하니 있더니 차로 돌아가 2백만 원을 꺼내 도 사장에게 건넸다.

“주 사장, 이게 뭡니까? 우리 오랜 친구 아닌가요? 상품의 출처를 말할 수 없다는 이 바닥의 규칙을 아실 텐데요.”

도 사장은 이천후가 말 한 마디 물으면서 2백만 원을 내민 것에 약간 놀란 표정을 지었다. 게다가 무슨 영문인지 주지호가 말도 없이 돈을 내밀면서 협조하려는 모습에 더욱 의아했다.

그때였다.

“그만하게. 반지는 내가 구한 것이니 궁금한 게 있으면 나한테 묻게나.”

문 밖에서 낮고 차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