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재벌 전처가 후회했다 นิยาย บท 891

최일규는 한용문이 말을 꺼내기도 전에 화가 난 듯이 테이블을 세게 치며 말했다.

“용문아, 그게 도대체 무슨 뜻이야? 도원 작가의 그림은 내가 십 년 넘게 소장해온 보물이라고! 평소에는 절대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아. 우리가 이렇게 오랜 세월 친분이 있으니까 이번에 특별히 빌려준 거지, 아니었으면 절대 꺼내지도 않았을 거야.”

“내가 너한테 분명히 말했잖아. 이 그림을 대회에 내보내면 반드시 1등 할 거라고! 그런데 왜 이런 젊은 놈한테 물어보는 거야? 날 못 믿는 거야?”

그러자 한용문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너도 알잖아. 지난번에 내가 160억을 주고 산 물건이 가짜였다는 게 드러나서 대회에서 웃음거리가 됐었어. 난 그때 체면 다 잃었어. 그래서 이번엔 꼭 설욕하고 싶어서 더 신중하게 가려고 하는 거지. 이 선생한테 감정을 한번 받아보면 내가 마음이 더 놓일 것 같아서.”

그러자 최일규는 코웃음만 치고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곧이어 그림이 이천후 앞에 펼쳐졌다.

이천후는 그림을 보자마자 살짝 놀랐다. 그것은 정말 도원의 작품 같았다.

그러나 다시 자세히 보니 의심이 생겼다. 조금 더 살펴본 후 그는 깊은 숨을 들이마시고 결론을 내렸다.

“이 그림은 가짜입니다.”

이천후가 담담하게 말했다.

한용문은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고 그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최일규가 벌떡 일어나 이천후를 가리키며 분노에 찬 목소리로 외쳤다.

“이 무식한 놈, 어디서 헛소리를 지껄이는 거야? 네가 뭘 안다고 감히 이게 진짜니 가짜니 따지는 거야?”

이천후는 최일규와 더 이상 말을 섞지 않았다.

이 그림은 진짜인지 가짜인지 아주 헷갈릴 정도로 절묘하게 위조된 작품이었다. 그 정도로 잘 만든 가짜라면 아무리 유명한 감정사라도 대충 보면 진품이라고 착각할 수밖에 없었다.

최일규가 진짜인지 몰랐던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그의 수준에선 당연한 일일 테니. 그러나 웃기는 건 그가 이 가짜 그림을 몇십 년 동안 보물처럼 소장해왔다는 것이다. 더 웃긴 건 그걸 한용문에게 빌려줘서 대회에 내보내려고 한다는 것이다.

한용문은 지난번 대회에서도 가짜를 가지고 나와서 사람들에게 비웃음을 샀는데 이번에 설욕을 노리고 나왔다가 하마터면 또 가짜를 가지고 나갈 뻔했다.

“이 선생...”

그때 한용문이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 그림은 일규가 소장한 보물인데 이미 여러 전문가들이 감정하고 진품이라고 확인한 거라네.”

“일규는 나랑 수십 년 된 친구고 그림과 서예 쪽에서도 깊은 조예가 있는 친구라 나는 당연히 의심하지 않았네. 그래서 이 그림을 빌려 대회에 내보내려고 했던 건데. 자네의 말을 듣고 나니까 마음이 불안해지네.”

“하하. 어르신, 이건 제 개인적인 의견일 뿐입니다. 결정은 어르신 몫이니 제가 더 말할 건 없죠.”

이천후는 차분하게 말하고 나서 찻잔을 들어 천천히 차를 마셨다.

“아, 이 자식 정말 기분 나쁘네. 네가 뭔데 아는 척을 해? 무식한 놈이!”

최일규는 이천후를 매섭게 노려보고는 그림을 치우려고 했다.

“일규야, 왜 이래?”

“당연하지!”

최일규는 테이블를 세게 치며 망설임 없이 외쳤다.

“좋습니다.”

이천후는 미소를 지은 채 재미있는 구경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 조금 전 전화를 받으러 나갔던 손미혜가 급히 돌아와 말했다.

“죄송합니다. 급한 사건이 터져서 제가 이만 가봐야 할 것 같아요.”

“네, 그래요.”

한용문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손미혜 막 떠나려 할 때 이천후가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말했다.

“지금 가시면 피를 볼 일이 생길 거니 가지 않는 게 좋을 겁니다.”

이천후의 말을 듣고 손미혜는 잠시 멈칫하더니 얼굴이 붉어진 채 말했다.

“천후 씨나 피 볼 일이 있겠죠! 정말 재수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