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재벌 전처가 후회했다 นิยาย บท 892

이천후는 더 이상 말하지 않고 믿거나 말거나 하는 태도로 자리를 지켰다. 그는 마치 점쟁이처럼 보였다.

“이 선생, 그런 말은 함부로 하는 게 아니야.”

그때 한용문이 이천후의 귀에 대고 살짝 경고하듯 말했다.

그러나 이천후의 신비로운 태도에 한용문도 자신감을 잃고 조심스레 물었다.

“미혜 씨, 무슨 사건이에요? 위험한 건 아니죠?”

손미혜는 눈을 흘기며 대답했다.

“보석산 쪽에서 어떤 관광객이 신분증이랑 지갑을 잃어버렸어요. 그 관광객이 좀 특별한 사람이라 제가 가서 처리해야 해요. 이런 사건에 무슨 위험이 있겠어요?”

그 말을 듣고 한용문도 안심했다. 그냥 관광객이 물건을 잃어버린 거라면 무슨 위험이 있을 리 없었다.

손미혜는 이천후를 흘겨보고는 발을 문 밖으로 내디뎠다. 그런데 그때 이천후가 다시 입을 열었다.

“이번엔 정말 피를 보게 될 겁니다. 게다가 생명의 위협도 있을 거예요. 손미혜 씨, 제 말 들으세요. 가지 않는 게 좋을 겁니다.”

‘생명의 위협? 관광객의 지갑이 없어졌다고 생명이 위험해진다는 말이야?’

손미혜는 기가 막혀 이천후가 자신을 저주하는 건 아닌지 의심했다.

그녀는 성격이 불같은 사람이라 바로 뒤돌아 이천후를 노려보며 말했다.

“이천후 씨, 지금 나 저주하는 거예요? 그쪽이 내 목숨을 한 번 구해줬다고 막말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다시 한번 나 저주하면 끝장날 줄 알아요!”

“전 할 말을 다 했으니 믿지 않으면 어쩔 수 없습니다.”

이천후는 고개를 살짝 흔들며 더 이상 말을 잇지 않았다.

“흥!”

한용문도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그도 이천후가 약간 수상하게 느껴졌다. 처음부터 손미혜가 피를 볼 거라고 얘기하는 건 정말 터무니없는 소리였다.

손미혜의 배경을 알고 있는 한용문은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손문철은 그녀의 신변 보호를 위해 언제나 경호원을 붙여놓았을 뿐만 아니라 손미혜 본인도 무술을 배워서 꽤 강했다. 그녀는 지금까지 여러 범죄 사건을 해결해왔고 아주 위험한 범죄자들과도 맞섰지만 매 번 무사히 벗어났었다.

그런데 단순히 관광객의 지갑이 없어졌다고 뭐가 위험하단 말인가? 이천후의 말은 과장이 심하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이제는 이천후가 했던 말들이 전부 믿기 어려웠다.

그때 한용문이 초청한 국립 미술관의 대가가 드디어 도착했다.

그의 이름은 강원석이었으며 서화에 수십 년간 몸담고 있는 진정한 거장이었다. 그의 명성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널리 알려져 있었다. 현재 그의 작품 가격은 1제곱피트에 2억 원씩 거래되고 있었다.

“강 대가님?”

최일규는 강원석을 보자마자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제자처럼 공손히 인사하며 허리를 굽혔다. 그의 작품은 겨우 1제곱피트에 100만 원에 팔리고 있었고 최근에는 그 가격마저 하락하여 100만 원 선을 간신히 지키고 있었다. 강원석의 작품 가격은 그의 작품보다 무려 200배나 비쌌다.

200배나 뛰어난 인물을 만났으니 최일규는 감히 자신을 대가로 자처할 수 없었고 기세는 완전히 꺾이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