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협의서에서 시작하는 회귀 นิยาย บท 102

방성훈은 분노로 머리가 어질어질했고 그의 귀에는 조롱 섞인 말들이 하나하나 박히듯 들려왔다.

“방성훈이 천부적인 투자 귀재라고 아까 칭찬했던 사람 누구였더라? 진짜 ‘귀재’ 맞지. 백 년 역사의 심하 그룹을 헐값에 팔고 사채까지 끌어와서 우주그룹 같은 작전주를 사서 파산했으니 말이야. 하하하!”

“며칠 전 인터뷰에서는 뭐라고 했더라? 모교에 교수 건물 지어주고 보육원에 100억 원 기부하겠다더니? 그 외에도 온갖 기업과 계약도 잔뜩 맺었잖아? 그렇게 떠들어대고 이제 뭐로 갚을래?”

“그 두꺼운 철면피로 갚겠지, 뭐! 내가 그래서 말했잖아. 주식의 신 같은 인물이 방성훈 같은 폐물한테 눈길이나 주겠냐고.”

“폐물인 건 둘째치고 애도 못 낳는다며? 여자가 바람피워도 아무 말도 못 하고 자식까지 떠맡아 키워야 하고. 나라면 지금 당장 물 떠 놓고 접시에 코 박고 죽었겠다.”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가식적으로 방성훈을 ‘위로’하기까지 했다.

“방 대표, 너무 속상해하지 마요. 애는 당신 자식 아니지만 아내는 당신 거잖아? 아무리 아내가 수많은 남자랑 잤다고 해도 꼭 여자만 탓할 순 없지. 당신이 그쪽으로 안 되는 걸 어떡해.”

“맞아. 애도 못 만드는 주제에 주식의 신이랑 결혼을 꿈꿨다니? 정말 주제를 알아야지, 안 그래?”

그 말들은 모두 위로인 척했지만 한마디 한마디가 잔혹하기 짝이 없었다.

분노를 참지 못한 방성훈은 결국 강소라에게 화풀이를 퍼부었다.

“이 창녀 같은 년! 앞으로 내가 어떻게 고개 들고 살라고!”

“죽여버리겠어, 너랑 네 뱃속에 든 그 잡종 새끼까지!”

그는 화가 날수록 더 미쳐갔고 강소라가 뺨을 맞고 땅에 나뒹굴자 완전히 이성을 잃고 그녀의 배를 발로 마구 찼다.

이 광경은 보는 이들에겐 그저 재미있는 구경거리일 뿐이었다.

연회장은 방성훈의 욕설과 강소라의 비명 그리고 사람들의 조롱이 뒤엉켜 소란스러웠다.

그 와중에, 하이힐 소리가 점점 가까워졌다.

피로 범벅된 얼굴을 들어 올린 강소라의 시야에 화려한 드레스를 입은 심민아가 들어왔다.

그녀는 여느 때처럼 눈부셨고 아래를 내려다보는 눈빛은 마치 한 마리 개미를 응시하듯 냉정하고 고귀했다.

“지금 내 꼴 구경하러 온 거야?”

강소라는 피를 삼키며 그녀를 원망 가득한 눈으로 노려보았다.

“맞아.”

심민아는 그녀 앞에 쪼그려 앉아 턱을 움켜쥐었다.

연회장은 술렁이기 시작했고 모두 고개를 돌려 그가 누구인지 알아보려 했다.

그 인물은 국가에서 비밀리에 보호하는 최정상급 인물이었다.

바닥에 짓눌린 채 누워 있던 방성훈은 맞춤 제작된 고급 가죽 구두 한 켤레가 자신 곁을 지나가는 걸 보고 고개를 들어 확인했다.

그리고 그는 충격에 휩싸였다.

“박진호? 저놈이 그 최정상급 과학자였다고?”

“나라에서 비밀리에 보호한다는 거물이 박진호였단 말이야?”

방성훈은 그가 권세 있는 인물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설마 그런 숨겨진 정체까지 가진 인물일 줄은 몰랐다.

그것도 이런 차원의 레벨이라니.

그 순간, 방성훈의 등골엔 식은땀이 흘렀다.

박진호 같은 사람이라면 자신 따위는 개미처럼 밟아버릴 수 있다는 걸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