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협의서에서 시작하는 회귀 นิยาย บท 111

소수의 몇몇 임원들은 심하 그룹이 더는 회복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은퇴하여 여생을 보내기로 했지만 대다수는 그래도 다시 심하 그룹으로 돌아가기로 선택했다.

방성훈의 몰락을 직접 눈으로 확인한 그들은 마침내 심민아를 용서했다.

“우리가 돌아오기로 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네 아버지 때문이야.”

그들은 6년 전의 어느 밤을 떠올렸다.

그날, 심태호는 이들 노장들을 한자리에 불러 술자리를 마련한 뒤, 자신의 가장 아끼는 딸을 이들 어른에게 부탁했다.

“우리 집 사고뭉치가 평생 사고만 치고 살았어. 가능하다면 내가 평생 뒤치다꺼리해 주고 싶지. 근데 혹시라도 내가 없게 되면 내 딸 좀 잘 부탁하네.”

“무슨 일이 있더라도 애 탓은 하지 말고 나를 탓해줘. 내가 아버지로서 너무 오냐오냐 키운 탓이니까.”

“다만 애가 어느 날 정신 차리고 뭔가 하겠다고 한다면 제발 힘껏 도와줘.”

“내 딸 대신해서 내가 여기서 먼저 고맙단 인사할게.”

그 말을 들으며 심민아의 눈가에 눈물이 고였고 끝내 목이 메어 흐느끼고 말았다.

그녀는 후회했다.

자신을 아끼고 사랑해 준 이들이 이렇게 많은데 지난 6년간의 어리석은 선택으로 그들을 상처 줬었다.

다행히 아직 늦지 않았고 만회할 시간이 있다.

그녀는 심하 그룹을 다시 일으켜 세울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더 이상 사고만 치던 그 시절의 자신이 아니라는 것을 아버지에게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떠나기 전, 노장들 중 한 명이 조심스럽게 말을 건넸다.

“유 이사가 네 아버지랑 제일 친했어. 단순한 회사의 파트너가 아니라 회사의 이인자이기도 했지. 심하 그룹을 다시 일으키려면, 유 이사 없이는 안 돼.”

“걱정하지 마. 유 이사가 널 어릴 때부터 봐왔으니 네가 찾아가면 분명 돌아올 거다.”

심민아는 바로 선물을 챙겨 들고 오래된 기억을 더듬어 유영호의 집을 찾았다.

“네가 여긴 웬일이야?”

유영호의 아내가 안미선이 싸늘한 표정으로 그녀를 맞이했다.

안미선은 그녀를 밀어내며 억지로 밖으로 몰아냈다.

그 순간, 문이 열리며 유영호가 집으로 들어섰다.

심민아는 반가움에 인사하려다 눈앞에 있는 소년을 보는 순간, 숨이 멎는 듯한 충격이 밀려왔다.

소년은 앞머리로 눈을 가리고 있었지만 코 위에 난 점 하나만으로도 그녀는 단번에 알아봤다.

바로 예전 그녀를 졸졸 따라다니며 ‘누나’라고 불렀던 유민재였다.

농구를 좋아했고 장래 희망은 특공대라며 활발하게 장난치던 아이였지만 지금의 유민재는 휠체어에 앉은 채 두 눈은 생기를 잃고 텅 비어 있었다.

“민재야, 다리 어떻게 된 거야?”

심민아가 무릎을 꿇고 유민재의 다리를 살펴보려 손을 뻗자 유영호는 휠체어를 잡아당기며 두 걸음 뒤로 물러섰다.

그녀를 향한 그의 눈빛엔 증오와 혐오만이 가득했다.

“더 이상 우리한테 아는척하지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