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수진은 손윤서의 말에 불만이 쌓인 듯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할아버지가 이렇게 된 것도 모두 언니 탓이지.”
그날 손수진이 진태웅에게 마음을 표시한 이후, 자매 사이는 얼음처럼 차가워졌기에 지금 그녀의 비난을 들은 손윤서 역시 물러서지 않았다.
“내가 어떻게 진태웅 그 인간이 할아버지 집에 있을 줄 알았겠어? 이런 상황을 그 누가 원했겠냐고.”
원래 손윤서는 적당한 기회를 찾아 손진철과 직접 이야기하려 했었지만 이런 일이 벌어질 줄은 몰랐다.
그러나 손수진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갑자기 물었다.
“요즘 할아버지 약도 안 챙겨드렸어?”
“약?”
손수진의 질문에 손윤서는 몸까지 벌벌 떨며 놀랐다. 최근 진태웅과 그룹 일로 너무 바빠 할아버지 약을 챙기는 것을 깜빡 잊었기 때문에.
“내가 깜빡했어. 근데 이틀 정도 지나도 큰 영향은 없을 거야.”
손윤서가 변명을 늘어뜨리자 손수진은 더 이상 말을 이어가지 않으려 했다. 그러나 오향은이 중요한 부분을 짚어냈다.
“약 문제였구나.”
두 자매는 모두 오향은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확실히 진태웅이 할아버지께 먹인 약에 문제가 있을 거야.”
“약은 곧 독이라는데 할아버지는 그 약을 삼 년 동안 먹어왔어. 근데 갑자기 며칠 안 먹었다고 해서 중환자실에 가게 된다니? 이런 우연이 있을 수 있어?”
“진태웅이 처방한 약이 문제야. 그런 사람이 무슨 약을 알겠어? 할아버지께 문제가 생기면 그 인간이 책임져야 해!”
오향은의 분석은 논리적이었지만 실질적인 증거는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윤서는 저도 모르게 마음이 흔들렸다.
비록 매번 약을 보낼 때마다 확인은 했지만 보건품은 문제가 생길 확률이 높다.
진태웅은 즉시 낚싯대를 내려놓고 병원으로 향했다. 손윤서가 자신에게 빚을 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손진철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생각했기 때문에.
“전화도 안 받으시네.”
손윤서는 핸드폰을 끄며 한숨을 내쉬다 이내 신우빈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쨌든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할아버지의 치료였으니까 말이다.
소식을 전해 들은 신우빈은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날 기회가 왔다고 확신했다.
“윤서야, 너무 걱정하지 마. 내가 지금 바로 갈게.”
“신림 협회 알지? 내가 어떻게든 그분을 모셔갈 테니까 불안해하지 마.”
방서훈이라는 이름은 손윤서도 들어봤을 정도로 유명했다. 그러니 방서훈이 손을 써주기만 한다면 손진철도 빠르게 나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손윤서가 모르고 있는 사실 하나가 있다.
그건 바로 방서훈이 지금 그녀와 같은 병원에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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