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광수는 진태웅의 말이 틀리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그는 그 체술의 치명적인 부작용을 전혀 몰랐다.
만약 전장에서 직접 이 영향을 받았다면 자신 역시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다.
서광수는 침묵하다 고개를 끄덕이며 중얼거렸다.
“이런 걸 알고 있다는 건... 단순한 의사가 아닐 텐데. 근데 딱 한 가지가 궁금하군, 왜 그렇게 체력이 약한가?”
진태웅은 피식 웃으며 답했다.
“전 단 한 번도 제 체력이 약하다고 말한 적이 없습니다. 그건 어르신의 일방적인 착각일 뿐이죠.”
그 말에 서광수는 흥미를 느꼈다.
그는 이제까지 진태웅이 허풍을 떠는 걸 본 적이 없었기에 더욱 관심이 생겼다.
“그렇다면 그동안 연마한 걸 좀 보여줄 수 있겠나? 나랑 한 번 겨뤄보지.”
“겨루는 건 사양하겠습니다. 괜히 실수로 다치시기라도 하면 곤란하니까요.”
진태웅은 정중하게 거절했지만 그 말을 들은 서광수는 순간 멍해지더니 곧바로 폭소를 터뜨렸다.
“하하하! 이런 말은 대체 얼마 만에 들어보는지 모르겠군! 좋아, 어디 한 번 네가 무슨 배짱으로 그런 말을 하는지 보자고!”
서광수는 곧바로 자세를 잡으며 시합을 준비했다고 진태웅은 그 모습을 보고 짧은 고민 끝에 적절한 타협점을 찾았다.
그는 근처에 있는 은행나무 한 그루로 다가갔는데 나무는 성인의 허벅지만큼 굵었다.
그리고 진태웅은 아무 힘도 들어가지 않은 듯한 손짓으로 나무에 손바닥을 댔다.
순간, 은행나무는 마치 태풍이라도 맞은 듯 가지가 거세게 흔들리더니 수많은 낙엽이 눈보라처럼 공중으로 흩날렸다.
그 강렬한 광경은 마치 거대한 폭풍이 숲을 덮친 것처럼 보였다.
서광수는 그 장면을 넋을 놓고 바라봤다.
그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던 기세도 순식간에 사라졌다.
잠시 충격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던 서광수는 다시 자리에 앉아 팔을 주무르며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더 이상 대결을 요구하는 건 의미가 없었다.
서광수 또한 그 정도의 분별력은 가지고 있었다.
그가 아는 범위에서 일반적인 무술을 수련한 사람들은 절대 저런 일을 할 수 없었다.
“이게 전통 무술의 내공인가?”
서광수는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
“이렇게 급하게 찾아온 이유가 뭐죠?”
차에 앉은 진태웅은 곧장 본론을 꺼냈다.
그리고 운전석에 앉은 양지안은 착잡한 듯 한숨을 내쉬더니 대답했다.
“솔직히 아직도 꿈만 같아요. 도대체 이게 현실이 맞는지 모르겠고요.”
그 말에 진태웅은 대략 짐작이 갔다.
‘역시 오성후 씨 정보가 틀리지 않았군.’
진태웅은 속으로 이런 생각을 하며 조용히 양지안의 다른 말을 기다렸다.
“저희 집안에서... 할아버지가 제게 그룹을 맡기겠다고 하셨어요.”
“이제부터 제가 가문의 공식적인 후계자가 된다는 거죠. 제가 아무리 말려도 할아버지는 결정을 바꿀 생각이 없으셔요.”
양지안은 말하면서도 여전히 혼란스러워 보였다.
그녀는 그동안 그룹 경영에 크게 관여하지 않았기에 이렇게 갑자기 중책을 맡게 될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이건 너무 갑작스러워요. 아무리 생각해도 제가 이 일을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르겠고...”
양지안은 몇 번이나 할아버지한테 찾아가 사정도 하고, 못 하겠다고 말했지만 상대의 태도는 너무 확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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