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부, 제 방 전구가 고장 난 것 같아요. 한번 봐주실 수 있나요?”
손수진은 입술을 깨물며 어림잡아 이유를 댔다.
그녀는 진태웅이 자기 앞에만 서주기만 한다면, 둘 사이를 한 단계 발전시킬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진태웅은 여전히 문을 열 생각이 없었다.
“오늘은 그냥 그런대로 자. 내일 사람 불러서 고쳐줄게.”
쏴아.
말을 마친 진태웅이 씻으러 들어간 듯 방 안에서 물소리가 들려왔다.
문이 열리기를 한참 기다리던 손수진은 주먹을 꽉 쥐고 실망한 표정으로 돌아섰다.
샤워하던 진태웅은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손수진이 자신의 마음을 이토록 표현하는데, 아무리 눈치가 없는 그라도 모를 리 없었다.
하지만 이혼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이런 생각을 할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게다가 손수진은 손윤서의 친동생이니, 진태웅은 앞으로의 결과를 더욱 신중히 생각해야 했다.
다음날.
이른 아침, 진태웅은 아침 운동을 마치고 새 회사로 향했다.
회사는 해성 그룹에서 불과 800m 떨어진 곳에 있어 쉽게 찾아갈 수 있었다.
영경컴퍼니.
“진태웅 씨, 여기 앉으시죠.”
강예란 역시 진태웅을 알아차리고는 즉시 다가와 자리를 안내한 뒤, 몸을 돌려 문을 닫았다.
오성후는 진태웅이 오기 전에 미리 강예란에게 연약해 진태웅의 신분을 떠들지 말라고 당부했었다.
“강예란 씨, 거두절미하고 먼저 영경컴퍼니가 설립된 이후부터 지금까지의 데이터를 보여주세요.”
연애하러 온 것도 아니고 굳이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 진태웅은 강예란의 능력은 아직 확인하기 전이라 먼저 상황을 보고 싶었다.
미리 모든 걸 준비했던 강예란은 신속하게 정리된 서류를 진태웅 앞에 펼쳐놓았다.
영경컴퍼니는 설립된 지 고작 7개월밖에 되지 않았고 회사의 주요 사업은 단순하게 화장품 하나뿐이었다.
이상한 점은, 회사가 주로 취급하는 제품이 시중의 유명 브랜드가 아니라 진태웅조차 들어본 적 없는 작은 브랜드들임에도 불구하고 분기마다 이백억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었다는 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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