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재는 외향적인 성격의 소유자였다. 그래서 허락이 떨어지기도 전에 자연스럽게 빈자리에 앉았다.
“다들 모르지? 나는 해솔이랑 같은 반 친구야. 전에 같은 팀에서 실험하기도 했어. 어떻게 보면 내가 해솔이 제자라고 할 수도 있지.”
고민재가 자연스럽게 권해솔의 어깨에 손을 올리자 권해솔이 짜증스레 손을 쳐냈다.
“전에 얘기했지. 어디 가서 내 제자라고 하지 말라고. 난 멍청하고 게으른 제자를 둔 적이 없어.”
두 사람의 관계는 아주 오묘해 보였다. 사제지간처럼 딱딱해 보이지도 않았고 친구 사이처럼 막역해보이지도 않았다.
하지만 고민재는 권해솔이 대학 시절에 가장 친하게 지낸 친구라고 할 수 있었다.
고민재의 성격 덕분이라고 할 수 있지만 말이다.
네 사람이 즐겁게 대화를 나누면서 저녁을 먹고 있을 때 권해솔은 밖에 수상한 그림자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난 일단 화장실 다녀올게.”
권해솔이 그렇게 얘기하자 고민재가 장난스레 비웃었다.
“몇 년 만이라고 하지만 고작 이정도 맵기도 못 버티는 거야?”
권해솔은 고민재의 머리통을 쥐어박고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겨우 참고 뒷문으로 빠져나갔다.
“강 대표님, 오늘 하루 종일 아무것도 드시지 않았잖습니까. 여기 이렇게 많은 음식이 있는데...”
코를 간지럽히는 향기, 고막을 때리는 지글거리는 소리.
손세준은 그 유혹에 넘어가 버리고 말았다.
“강 대표님이 여기까지 올 줄은 몰랐네요.”
권해솔의 등장에 손세준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권해솔은 이 구역의 상권에 대해 아주 잘 알았다. 대학교 근처라 다 가성비 좋은 식당이 대다수였고 그다음으로는 소품샵이나 편집샵이 가득했다.
그래서 다시 말하면 이곳은 강재하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곳이라는 거다.
그런 강재하가 이곳에 나타난 이유는 단 하나뿐이다.
이 상권을 매수하려는 거다.
“됐어요. 여기 앉아서 같이 먹어요. 맛은 본인이 먹어보고 직접 판단해야죠.”
권해솔은 새우 완자를 짚어서 강재하의 그릇에 놓아주었다.
고민재는 그런 권해솔 옆에 딱 붙어서 물었다.
“아니, 어디서 이런 사람을 데려온 거야?”
가까워진 두 사람의 거리는 두 사람이 얼마나 친근한 사이인지 알려주는 것 같았다.
고민재는 이런 정장 차림의 고지식한 사람을 좋아하지 않았다. 보통 까다롭거나 칼같은 사람이 대다수니까 말이다.
“닥치고 먹어. 내가 산다니까.”
권해솔은 훠궈가 강재하의 입맛에 맞지 않을까 봐 걱정되었다. 아무래도 귀한 출신이니 이런 음식을 먹어본 적이 없을 테니까 말이다.
하지만 강재하는 자연스럽게 채소와 완자들을 꺼내 먹었다.
매워하는 기색도 전혀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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