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권해솔을 완전히 무시하는 것이다.
불륜녀가 당당하게 나타날 때, 정실은 이미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니까.
도지회는 그 정도로 어리석지는 않았다. 하지만 권설아가 스스로 따라와 막을 수가 없었다.
“게다가 제가 어떻게 도지회 님의 얼굴을 봐서 현수 씨를 용서할 수 있겠어요. 전에는 현수 씨와 결혼할 거니까 시어머니로 모셨지만 지금은 아무 사이도 아니잖아요.”
권해솔의 말은 일리가 있었다. 그 말을 들은 도지회의 얼굴색이 어두워졌다.
양측이 원하는 바가 다르다면 더 이상 계속할 필요도 없었다.
권설아가 핸드폰을 내려다보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룸을 나갔다.
“어머니, 제 일은 신경 쓰지 마세요.”
강현수는 확신에 찬 표정을 하고 있었다. 마치 영원히 권설아 한 사람을 사랑할 것처럼 말이다.
권해솔은 그런 모습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내가 분명히 말하는데, 해솔이가 널 용서하지 않더라도 넌 절대 권설아와 결혼할 수 없어!”
도지회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권설아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창백한 얼굴을 보니 도지회의 말을 들은 것이 틀림없었다.
하지만 도지회는 태연하게 차를 마시며 자신의 입장을 얘기했다. 권설아도 언젠간 이 사실을 알아야 하니까 말이다.
“도지회 씨?”
갑자기 권해솔 뒤에서 허스키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도지회가 고개를 들고 놀란 눈으로 물었다.
“차주은 씨? 어떻게 여기에...”
“설아를 찾으러 왔어요. 이 아이가 지난번에 제 목숨을 구해줬는데, 10억을 주려고 했는데 받지 않더군요.”
도지회는 권설아가 차주은과 아는 사이란 사실에 놀랐다.
“진해솔 님, 괜찮으세요? 어디 아프신가요? 구급차를 부를까요?”
종업원들이 다가오는 소리에 권해솔은 고개를 저으며 약국으로 향했다.
지병인 위병이 도진 모양이었다.
오는 길에 약국을 봤기에 권해솔은 그 약국으로 가려고 걸음을 내디뎠다.
손으로 테이블을 짚고 간신히 일어섰지만 한 걸음을 내딛는 순간 다리가 휘청였다.
중심을 잃고 넘어지는 그 순간, 권해솔은 익숙한 품속으로 쓰러졌다. 권해솔은 코끝에 밴 향기로 상대를 알아챘다.
“강 대표님?”
강재하는 권해솔이 얼굴을 보지도 않고 본인을 알아본 것에 약간 놀랐다.
“손 비서.”
권해솔이 뭐라고 하기도 전에 강재하가 권해솔을 안아 들었다. 권해솔은 본능적으로 강재하의 목에 팔을 두른 채 기절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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