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재하의 뚜렷한 이목구비와 잘생긴 얼굴이 그대로 권해솔에 의해 찌그러졌다.
“집까지 모셔다드리겠습니다.”
권해솔은 몸부림쳤지만 별다른 효과가 없다는 걸 깨닫고 결국 포기했다.
결국 그녀는 어떻게 집에 왔는지조차 모르고 있었고 깨어나 보니 이미 다음 날 오후 12시였다.
술을 마셨지만 일어날 때 머리가 전혀 아프지 않았다.
옷도 갈아입고 방에서 나온 권해솔은 부엌에서 낯선 소리가 들려 본능적으로 집에 도둑이 들었다고 생각하며 옆에 있던 소화기를 집어 들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부엌엔 별로 값어치 있는 물건도 없어 도둑도 뭘 가져가야 할지 모르는 것 같았다.
용기를 내 고개를 내밀어보니 그곳엔 예상치 못한 사람이 있었다.
“네가 어떻게 내 집에 있어?”
권해솔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소화기를 옆에 던져놓고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특히 고민재가 자신이 예전에 사준 꽃무늬 앞치마를 입고 있는 모습을 보니 더욱 웃겼다.
“이게 다 네 탓이잖아! 그러게 술은 왜 그렇게 많이 마신 건데?”
고민재는 까칠했지만 권해솔은 일부러 듣지 못한 척하며 화장실로 갔다.
그렇지만 씻으면서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제 분명 술집에 혼자 갔는데 어떻게 안전하게 집에 돌아왔는지 의문이었다.
그리고 고민재는 어떻게 집에 들어왔을까?
어제 일에 대해서는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았다.
오늘 제대로 쉬려고 작정한 권해솔은 어제 오후 떠나기 전에 자신의 주소를 고민재에게 알려주었었다.
“실험 데이터는 다 가져왔어. 너 혼자 사는데 좀 더 경계하면서 살아. 술 그렇게 많이 마시지 말고.”
미리 점심도 준비해 둔 고민재를 권해솔을 의아하다는 듯 쳐다봤다.
“너도 요리할 줄 아는구나?”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권해솔은 머릿속으로 어젯밤에 대한 기억을 더듬어 보았지만 아쉽게도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다.
“이미 물건을 다 가져왔으니까 이제 가보셔도 될 것 같습니다.”
강재하는 손에 든 봉투를 내려놓으며 고민재를 보내려 했다.
그 시각, 권해솔은 자신 머릿속의 생각을 정리하느라 강재하가 한 말은 전혀 듣지 못했다.
결국 버티다 못한 고민재는 자신이 가져온 외투를 집어 들고 집을 떠나려 했다.
고민재는 아쉬운 마음에 떠나기 전에 권해솔에게 한 마디 남겼다.
“내가 말한 거 다 잊었어? 괜스레 불장난하다 다치지 말고 조심해.”
떠나기가 너무 싫었지만 딱히 남아있을 이유도 없었기에 고민재는 그대로 자리를 떠났다.
“고민재 씨가 뭐라고 했었습니까?”
강재하는 고민재가 준비한 점심을 모두 치워버리고 자신이 싸 온 음식을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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