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정체가 뭡니까?”
손세준은 덤불 속에서 나와 고민재를 따라가며 계속해서 그의 정체를 궁금해했다.
전에 실험실에서 한 번 본 적이 있었지만 왜 그가 이번 무도회에 나타났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이번 상업 무도회는 평소와 달리 유명한 인물들이 아니면 들어올 수 없는 장소였다.
“제가 누구인지에 대해 조사할 시간이 있으면 차라리 강 대표님한테 이런 유치한 일은 하지 말라고 조언하죠?”
고민재의 차분한 말에 손세준은 화가 난 듯 반박했다.
“저희 대표님이 뭘 하든, 그게 당신이랑 무슨 상관이죠?”
고민재는 한 걸음씩 손세준 쪽으로 다가가며 계속 말을 이어갔다.
“그 사람이 제 친구에게 해를 끼친다면 저도 절대로 용서하지 않을 겁니다.”
그 말을 남긴 채 고민재는 무도회를 떠났고 손세준은 그가 말한 사람이 누구인지를 짐작해 곧장 돌아가서 그동안 수집한 정보를 강재하에게 전달했다.
“고민재 씨 정체를 조사해 봐.”
강재하는 그동안 고민재를 주의 깊게 살펴보지 않았지만 지금 보니 의심스러운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
...
주말 아침, 권해솔은 도서관에 가기 위해 일찍 집을 나섰다.
오늘 해야 할 일이 많아 그녀는 어느 때보다 기운이 넘쳤고 지식에 대한 갈증이 그동안 잊혀졌었지만 다시금 되살아난 느낌이었다.
권해솔은 일부러 한적한 구석을 찾아 필요한 책들을 모두 챙겨 들었다. 실험실의 프로젝트는 이미 끝났고 최근 며칠 동안은 다른 프로젝트의 실험 데이터를 도와주며 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냈다.
이런 귀한 시간에 권해솔은 모든 걱정을 잊고 여유를 즐기고 있었다.
“여기서 너를 만나게 될 줄은 몰랐어.”
권해솔은 차주은에게 위험한 행동은 하지 않도록 막았지만 그녀는 결국 복수하려 했던 것 같았다.
사실 누구든지 속아서 이용당하면 복수심에 불타오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차주은 씨가 하려는 일에 나는 신경 쓸 필요도 없고 관심도 없어. 더 이상 나한테 할 말이 없다면 먼저 가볼게. 할 일이 많아서.”
권해솔은 책을 닫으며 강현수와 눈을 마주쳤다.
“누구랑 약속이 있어? 설마 우리 삼촌이야?”
강현수는 미간을 잔뜩 찌푸리며 높은 목소리로 물었고 그 바람에 주변 사람들이 불만을 표하기 시작했다.
“그게 너랑 무슨 상관인데?
권해솔은 강현수가 사사건건 방해하는 것이 불편했지만 이곳은 공공장소였기에 직접 쫓아낼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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