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 사무실을 나선 이윤희는 송하준을 보러 갔다.
아직 눈은 못 뜬 사람이지만 그래도 딸을 찾았으니 이윤희는 주다인과 함께 그를 보러 가고 싶었다.
주다인은 거절하지 않고 그 뒤를 따르면서도 기막힌 우연에 신기해했다.
송하준이 실려 오던 날도 워낙 위급해서 다른 의사들보다 차분한 주다인이 수술을 맡게 된 건데 그게 자신의 아버지라니 놀라울 수밖에 없었다.
중환자실 앞을 지키고 있던 경호원과 간호사는 주다인이 다가오자마자 잔뜩 경계했지만 그녀가 이윤희와 손을 잡고 있으니 다들 서로 눈치만 보며 어쩔 줄 몰라 했다.
주다인은 중환자실에 들이지 말라는 원장의 명령이 있었지만 이윤희와 함께 온 그녀를 막을 수 있는 자는 없었다.
“사모님.”
눈치를 보던 경호원이 다가가 인사를 건네자 이윤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유리창 너머로 송하준을 바라보았다.
주다인도 그쪽으로 고개를 돌렸는데 이번에는 이상하게 가슴이 빨리 뛰었다.
저 안에 누운 게 아버지라서 그런가.
주다인은 입술을 말아 물더니 잔뜩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엄마, 사실 아빠... 그날 수술은 아주 성공적이었어요. 약만 안 바뀌었어도 진작에 퇴원했을 거예요.”
주다인이 자책하듯 고개를 숙이고 있자 이윤희는 그녀의 손을 따뜻하게 잡아주었다.
“다인아, 네가 한 일이 아니라는 거 이미 증명했잖아. 엄마는 네 탓 안 해. 네가 아빠 구한 거라서 엄마는 기뻐.”
“아빠 깨어나시면 빨리 회복하실 수 있게 제가 열심히 도울게요.”
심진우는 자신의 핸드폰으로 전화하기 낯부끄러웠던 주다인이 다른 번호로 연락한 건 줄 알고 당당하게 그 전화를 받았다.
“주다인, 이제야 나한테 빌 마음이 생긴 거야?”
“심 씨 집안 도련님한테 이런 악취미가 있는 줄은 몰랐네요. 의사를 협박하는 것도 모자라서 누명까지 씌워요? 돈만 있으면 단 줄 아나 본데 웃기지 말고 거울이나 똑바로 봐요!”
조롱 섞인 말에 머리가 띵해 난 심진우는 미간을 찌푸리며 발신자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당신 누구야? 나 알아?”
“몰라요! 당신을 아는 게 더 재수 없는 거 아닌가? 시간 있으면 기사나 확인해요. 주 선생님은 당신 같은 사람한테 당하지 않는다고요!”
분노가 차오른 심진우가 욕을 하려고 할 때 타이밍 좋게 전화가 끊겨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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