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난 심진우가 다시 전화를 걸었을 때 들려오는 건 여자의 기계음뿐이었다.
“연결이 되지 않아 음성 사서함으로...”
아침 댓바람부터 전화를 걸어 욕을 한 사람의 신원을 알 수 없어서 조급했던 심진우는 표정을 일그러뜨렸다.
그런데 그건 시작에 불과했다.
그 뒤로 각기 다른 지역, 다른 번호로 수많은 전화가 걸려왔는데 심진우는 받지는 않았지만 다 자신을 욕하기 위한 전화라는 걸 직감으로 알 수 있었다.
‘개인정보가 어디서 새나간 거지?’
핸드폰을 꽉 쥐던 심진우는 전화카드를 빼내고서야 안정을 되찾았다.
심진우는 그제야 인스타로 들어가 뒤바뀐 여론을 확인했다.
주다인이 공개한 녹음파일과 영상은 그녀가 약을 바꾼 게 아님을 너무나도 잘 증명하고 있었다.
심진우의 협박적인 언행에 네티즌들이 삼화 그룹 공식계정까지 찾아가 입장문을 요구하자 제대로 열 받은 심진우는 바로 비서에게 연락했다.
[기사 보고도 가만히 있는 거야? 당장 주다인 계정부터 동결해버려. 걔가 지금 인플루언서 한 번 돼보겠다고 난리를 치잖아.]
비서에게 화풀이하고 난 뒤에도 화가 쉽게 가라앉지 않아 심진우는 거친 호흡을 내뱉었다.
‘주다인, 그렇게 호락호락하지는 않다 이거지?’
주다인의 증거자료들을 보고 놀란 사람은 심진우뿐만이 아니었다.
인스타를 훑어보던 강재혁 역시 적잖이 놀라고 있었다.
사실 강재혁이 주다인에게 접근한 건 송청아를 떨궈버리기 위해서였다.
“전에는 다른 사람 일에 신경도 안 쓰시더니.”
말이 끝나자마자 강재혁의 따가운 시선을 받게 된 비서는 서둘러 입을 다물었다.
주다인의 계정은 동결된 지 한 시간 만에 다시 풀렸지만 주다인 본인은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애초에 그녀는 SNS를 즐기지도 않았고 이번에도 여론 때문에 실명 계정까지 판 것이기에 모를 만도 했다.
하지만 정의로운 네티즌들은 부당함을 참지 못하고 심진우의 부계정까지 찾아내어 그 밑에 악성 댓글을 달기 시작했다.
날 때부터 고귀한 부잣집 도련님이었던 심진우는 하나둘 늘어나는 댓글들을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주다인한테 차인 것만 해도 분한데 모르는 사람들한테 욕까지 먹으니 그의 분노는 점점 극에 달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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