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다인은 조용히 자신의 치료 계획을 설명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의사의 눈빛은 점점 진지해졌고 그녀가 내민 노트를 들여다보며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이런 방식이라면 가능성이 있어요. 만약 이 수술이 계획대로만 이루어진다면 나은이는 반드시 살아날 수 있을 겁니다.”
주다인은 가볍게 숨을 고른 뒤, 입술을 살짝 열며 덧붙였다.
“단 한 가지, 수술 중 주의해야 할 점이 있어요.”
그 말을 들은 의사는 갑자기 고개를 들더니 놀란 표정으로 말까지 더듬었다.
“잠깐만요, 제가... 제가 그 수술을 맡게 된다고요?”
주다인은 순간 당황한 눈빛으로 되물었다.
“구 선생님이 나은이 주치의시잖아요.”
의사는 난처한 듯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저... 저보다 주 선생님께서 훨씬 경험도 많고 실력이 뛰어나시잖아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두렵습니다. 실패는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수술이니까요.”
그는 조심스럽게 제안했다.
“주 선생님, 가능하다면 직접 수술을 맡아주실 수 없을까요?”
자신이 그 수술을 맡아 한다면 성공 가능성이 더 높을 거라는 걸 알지만 주다인은 고개를 천천히 저었다.
“죄송하지만 저는 이 병원의 소속 의사가 아니에요. 정식 집도 권한이 없습니다.”
그녀의 말에 의사는 곧 주다인이 걱정하는 이유를 이해하고 곧바로 의자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그렇다면 제가 직접 원장님께 말씀드리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흥분한 듯 사무실을 뛰쳐나가 전화를 걸기 시작한 구 선생의 모습을 보며 주다인은 가슴 깊은 곳에서 따뜻한 무언가가 스며드는 것을 느꼈다.
‘그래, 원래 의사란 이런 모습이어야 하는데...’
주다인은 순간 말을 잃었다. 윤 교수와의 약속과 그리고 다시 시작한 학문에 대한 미련이 떠올랐다.
“죄송하지만 저는 이미 운해 대학교 윤 교수님의 심사를 통과했고 복학하여 공부를 더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원장은 아쉬운 듯 고개를 끄덕였고 옆에 선 구 선생과 서로 눈빛을 주고받았다.
주다인이야말로 환자에 대한 책임감을 지닌 진정한 의사라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의 지식에 안주하지 않고 더 나아가기 위해 공부를 선택했다.
원장은 잠시 고민하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주 선생님, 나은이의 수술은 우리 병원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사안입니다. 이 아이는 아직 너무 어리기도 하고 너무 불쌍합니다. 우리는 나은이가 눈을 감는 걸 보고 싶지 않아요. 그럼 이렇게 하면 어떨까요? 주 선생님을 특별 초빙 의사로 등록하겠습니다. 정식 소속은 아니고 스케줄을 조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매달 단 한 명의 환자만 맡아주시면 됩니다. 이 제안은 주 선생님의 미래에도 영향을 주지 않을 거예요.”
특별 초빙 의사를 한다는 것은 주다인에게 있어 학업을 계속 이어가면서도 환자의 생명을 구할 실질적인 기회를 의미했다.
그녀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좋습니다, 원장님. 나은의 수술, 제가 맡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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