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수 씨?”
종말이 오기 전에도 서준수는 특수부대 용병이었고 종말이 오기 전 고도로 긴장한 상태에서 1년간 생활했기에 수면 상태라도 약간의 인기척이 들리면 바로 깼다.
“네?”
“고구마랑 감자랑 많이 사들였는데 한꺼번에 너무 많이 사들이지 못하는 게 살짝 아쉽네요.”
서준수는 단번에 하선아의 뜻을 알아챘다.
“잠깐만요. 지금 바로 알아볼게요.”
그들은 아직 지하 움막에서 지내고 있어 더 넓은 방이 필요했다.
늦은 밤 잠에서 깬 이정오, 안지호, 장혁은 싫은 기색 하나 없이 오히려 흥분되어 보였다.
“됐어.”
하선아는 서준수의 목소리를 듣고 그쪽도 준비되었다는 걸 알아채고 창고에 쌓아둔 채소를 나르기 시작했는데 한쪽에서 건네면 한쪽에서 받아 가는 합이 아주 잘 맞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창고를 가득 메웠던 채소가 사라졌고 그쪽은 채소가 담긴 포댓자루로 꽉 찼다. 하선아는 텅 빈 창고를 보며 이렇게 말했다.
“이제 됐어요.”
“그래요. 잘 받았어요.”
서준수와 동료들이 산처럼 쌓인 포댓자루를 보며 이렇게 말했다. 높게 쌓아서 그런지 위에서 굴러내리는 것도 있었다.
이정오가 포댓자루 하나를 들춰보며 흥분했다.
“이... 이거 고구마예요?”
고구마뿐만 아니라 감자, 토마토도 있었다.
“그것도 아주 신선해요.”
이정오가 눈시울을 붉혔다. 신선한 채소를 본지 너무 오래되어 낯설 정도였는데 다 밭에서 금방 캐낸 것들이었다. 종말이 온 뒤로 토지가 변이하여 재배할 수 있는 식물이 거의 없는데 말이다.
“네.”
얼마 지나지 않아 일고여덟 명의 대원들이 허둥지둥 달려왔다. 그들은 오랫동안 배고픔과 독소에 시달리고 수면 부족으로 인해 얼굴이 검푸른 상태였지만 그래도 다른 대원에 비하면 살짝 나은 상태였다.
“대장님.”
대원들이 서준수를 보고 인사하더니 시선이 산처럼 쌓인 포댓자루로 향했다.
“일단 먹어. 먹어야 일하지.”
“세상에. 저 지금 꿈꾸고 있는 거 아니죠?”
“고구마, 감자, 그리고 가지까지.”
대원들이 토마토를 집어 들더니 바로 뜯어먹기 시작했다. 서준수는 대원들이 어느 정도 배를 불리자 이렇게 지시했다.
“전위대는 내일 아침 이 식량들을 분배하고 너희들은 여기서 잘 지키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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