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위대 그리고 이정오, 안지호, 장혁은 오랜만에 본 채소에 흥분해 잠을 이루지 못했고 손에 몇천억이 되는 현금을 들고 있는 사람처럼 긴장했다. 지금 저기 쌓여있는 것들은 전부 신선하면서도 오염되지 않은 채소였다.
게다가 종말이 온 뒤로 식물이 자라나지 않는데 이 채소들이 없었다면 몇 달 동안 씹을 수 있는 게 아예 없었기에 정말 동료끼리 살이라도 뜯어 먹어야 할 판이었다. 다른 기지에서는 확실히 이런 일이 있었지만 몇백 명이 넘는 서준수의 기지에는 이런 일이 한 번도 일어난 적이 없었다. 그건 다 서준수의 관리가 그만큼 엄격했기에 대원들이 제일 기본적인 인성을 견지했기 때문이다.
이정오는 아침부터 기지 사람들에게 공지하고 음식을 분배하기 시작했다.
“고구마다. 고구마.”
줄이 원래도 미어터졌는데 신선한 고구마를 보자마자 더 미어터지기 시작했다.
“신선한 고구마라니.”
안지호는 점점 붐벼오는 줄을 보며 큰 소리로 말했다.
“조용히 해요. 끼어드는 사람은 아무것도 차려지지 않을 줄 알아요.”
명령에 불복한 몇몇 대원이 앞으로 달려가 뺏으려고 했지만 옆에 있던 어젯밤 배불리 먹은 장혁이 잽싸게 발차기를 날렸다. 머리카락이 다 빠져 대머리가 된 남자가 배를 움켜쥐고 바닥에 나동그라졌다.
“끼어드는 사람 있으면 팀에서 나가요. 그런 사람에게는 부스러기 하나도 주고 싶은 생각 없으니까.”
이 말을 뒤로 장혁은 바닥에 나동그라진 남자를 밖으로 끌어내려 하자 남자가 장혁의 바짓가랑이를 잡고 애원했다.
“제발. 제발 부탁이니까 쫓아내지만 마요. 다시는 끼어들지 않을게요.”
“아니요. 기지를 나갈 수는 없어요. 제일 뒤로 가서 서겠습니다.”
기지에 남아있으면 적어도 신선한 야채와 미래가 있었기에 나가려는 사람은 없었고 이 남자를 제외한 다른 남자는 다 얌전하게 줄을 섰다. 이번에는 마지막에 선 사람도 고구마를 받을 수 있었다.
맨 처음 고구마를 받은 사람은 갓 20살이 된 여자였지만 머리숱이 거의 없었고 바람이 불면 바로 날아갈 만큼 삐쩍 말라 있었다. 게다가 피부는 혈관 색갈 때문에 살짝 까매 보이기도 했다. 반면 아이들은 토마토 하나를 더 얻게 되었다.
서준수는 잠깐 고민하더니 핸드폰을 꺼내 채소를 분배하는 장면을 찍어 공간에 올려뒀다. 만약 뒤에 기지를 짓는다면 이름은 청명 기지로 할 생각이었다.
이번에 하선아가 보내온 채소는 양이 많았기에 나눠 가지지 못한 사람이 없었고 나눠주고 나서도 적지 않게 남았다.
“나머지 채소들은 사람 보내서 잘 지키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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