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아야, 내가 네 계좌번호를 삼촌한테 알려줬어. 천만 원 송금했대.”
곧이어 하선아의 핸드폰에는 천만 원이 입금되었다는 알림이 떴다.
양현경은 난처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할머니의 수술비를 너 혼자서 감당하는 건 말이 안 돼. 이모도 방법 생각해 보고 보태줄게.”
사실 하선아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 그런데 모두 돈을 주겠다고 단호하게 주장하니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병원에서 잠을 자는 건 불가능했기에 하선아는 맞은편에 있는 호텔에 묵었다.
아침마다 그녀는 음식을 주문해 양윤경과 양현경에게 가져다줬다.
“안녕하세요. 저는 제이의 매니저입니다. 편집자님을 통해 이 연락처를 받았습니다.”
“제이? 설마 가수 제이를 말씀하시는 건가요?”
제이는 요즘 아주 잘나가는 아티스트다.
“맞습니다. 제이가 최근 선아 씨의 소설에 푹 빠졌거든요. 특히나 마지막에 쓴 가사를 보고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말인데 혹시 저희와 함께 작업할 의향이 있나요?“
“당연하죠. 저 가사 엄청 많아요. 아니, 제 말은 평소에 작사도 즐겨한다는 뜻이에요.”
“지금 어디에 계시죠? 계약은 만나서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요. 물론 온라인로 계약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선아 씨는 꼭 한번 만나 뵙고 싶네요.”
제이는 자신에게 맞춤 제작한 듯한 가사를 무척이나 좋아했고 소설의 전반적인 배경도 마음에 들어 했다.
“지금 환도에 있습니다.”
핸드폰 너머로 밝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정말요? 그럼 제가 카톡으로 주소를 보내드릴 테니 그곳에서 뵙죠.”
“좋아요.”
곧이어 두 사람은 카톡을 추가했고 내일 오전 10시에 환도 센트럴카페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
물론 잘나가는 작사가들에게 적용되는 금액이고 하선아는 현재 아마추어나 다름없다.
“조이가 선아 씨의 글을 너무 좋아해서 꼭 함께 작업하고 싶네요. 단어당 60만 원, 어떻게 생각하세요?”
“좋아요.”
하선아는 흔쾌히 동의했다. 보통 단어당 몇십만 원을 받으려면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어야 가능한 일인데 완전 무명인 하선아에게 이런 제안을 했으니 거절할 리가 없다.
히트를 친 작가들은 단어당 몇백만 원을 받기도 한다.
하선아의 가사는 단어당 150만 원을 받아도 될 만큼 손색이 없지만 금액은 작가의 유명 여부와도 정비례하니 쉽사리 생각만으로 결정할 수는 없다.
작사가로만 생각한다면 단어당 20만 원을 제안해도 전혀 이상할 게 없다.
하지만 가사에 인기 소설이 더해진 순간 시너지는 배가 되었다. 소설도 영화 판권이 팔렸고 OST도 반드시 그들에게 돌아가니 높은 가격을 제시한 것도 일종의 마케팅이다.
앞으로도 하선아와 계속 일하고 싶은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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