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작가는 하선아의 휴대폰을 받아 몇 장을 읽어본 뒤, 금세 스토리에 빠져들었다.
“더 없나요? 이렇게 중간까지만 보니까 정말 궁금해서 못 참겠어요! 이 극본을 드라마로 제작하면 대박 날 겁니다!”
장희원은 즉석에서 결정을 내렸다.
“대본도 작가님께서 직접 쓰세요. 완성되면 바로 판권을 사겠습니다!”
좋은 대본을 만나기가 쉽지 않기에 그는 망설임 없이 판권 구매를 약속했다.
“감사합니다!”
하선아는 환히 웃으며 흔쾌히 답했다.
그때, 남자 조연 안성원이 다가와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저는 안성원입니다. 작가님의 소설에서 서브 남주를 맡게 되었어요.”
근사하지만 친근한 분위기를 풍기는 안성원의 모습에 하선아는 그가 상당히 우아한 이미지를 가진 배우라는 인상을 받았다.
두 사람은 잔을 부딪치며 가볍게 인사를 나눴다.
‘확실히 연예계 배우들은 조연이라도 비주얼이 대단하네. 체격도 완벽하고...’
그러나 그녀의 머릿속에는 문득 서준수의 날렵한 얼굴과 단단한 몸매가 떠올랐다.
그가 가진 강렬한 아우라는 아무리 잘생긴 배우라도 쉽게 흉내 낼 수 없는 것이었다.
“작가님, 제가 연기할 여자 악역도 정말 매력 있어요! 너무 마음에 들어요!”
여자 조연 양진아가 활짝 웃으며 말했다.
그녀는 단순한 악역이 아닌, 어린 시절 겪은 부당한 대우와 상처로 인해 악인이 된 복잡한 캐릭터를 연기해야 하는 도전적인 역할이었다.
“저는 ‘붉은 황관’도 너무 재미있게 봤어요. 작가님 작품은 정말 최고예요!”
양진아는 하선아와 이야기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두 사람은 카카오톡 친구를 맺으며 자연스럽게 친분을 쌓았다.
저녁 11시, 회식은 비로소 끝이 났다.
하선아는 도경에서 하루를 묵기로 하고 호텔 방을 예약했다.
임하나는 회식이 끝난 뒤에도 여전히 놀란 얼굴로 말했다.
매니저는 웃으며 덧붙였다.
“그땐 내가 네 분량을 늘릴 수 있도록 언니한테 부탁해 볼게.”
임하나는 속으로 냉소적인 생각을 했다.
‘아까는 언니한테 말도 제대로 안 걸더니, 이제 와서 잘 지내보라니. 역시 연예계에 발을 담근 놈이란...’
다음 날, 하선아는 임하나와 점심을 함께하며 담소를 나눴다.
임하나는 곧 횡도로 출발해 드라마 촬영 준비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점심을 마치고 고속철도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하선아의 머릿속에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내가 이렇게 좋은 대본도 있고, 충분한 자금도 있는데, 굳이 판권을 팔아야만 할 필요가 있을까? 차라리 직접 투자를 해서 제작사를 만드는 건 어떨까?’
이계시공에서 얻은 자원을 활용해 자신만의 상업 제국을 구축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이 그녀의 머릿속에서 점차 뚜렷해졌다.
‘이제 나도 부자들이 누리는 사치를 마음껏 누릴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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