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진은 금세 수술복으로 갈아입고 수술실로 들어갔다.
그럼에도 복도에 모여 있는 사람들은 아무도 긴장을 풀지 못했다. 수술이 시작됐다고 해서, 끝까지 무사하리란 보장은 없었기 때문이었다.
황이진은 송유리 곁을 지키며 계속 함께 있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수술실 문이 열리고 주호진이 모습을 드러냈다.
수술실 앞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둘씩 몰려갔다.
“주호진 선생님, 할머니 괜찮으세요?”
“수술 성공했죠? 괜찮으신 거죠?”
송유리도 다가가고 싶었지만, 이미 송혁수와 임진경이 앞을 막아버려서 차마 나서지 못했다.
주호진은 마스크를 벗었다. 압도적인 키 덕분에, 주변 사람들이 아무리 에워싸도 시야를 막을 수 없었다.
그는 단 한마디도 하지 않고 곧바로 송유리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비켜주세요.”
주호진의 낮고 단단한 목소리에, 송혁수와 임진경은 아쉬운 표정으로 길을 내주었다.
주호진은 송유리에게 조심스럽게 당부했다.
“지금은 할머니 상태를 일단 안정시킨 겁니다. 앞으로 일주일 정도 경과를 보면서 치료 방안을 논의한 뒤, 본격적으로 수술에 들어갈 겁니다.”
송유리는 긴장한 얼굴로 물었다.
“수술 성공 확률은... 얼마나 되나요?”
주호진은 잠시 주름진 미간을 쓸어내렸다.
그러고는 솔직하게 답했다.
“30% 정도 되는 확률입니다.”
그 말을 듣자, 송혁수는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격앙된 목소리로 외쳤다.
“그럴 리가! 당신이 이 분야 최고 전문가라며! 다른 의사들도 당신밖에 못 한다고 했는데, 왜 겨우 30% 확률이야!”
주호진은 담담하게 말했다.
“전 의사지, 신이 아닙니다.”
그는 늘 그렇듯, 희망 고문 같은 말은 절대 하지 않았다. 있는 그대로 숨기지 않고 말했다.
“수술의 위험성은 충분히 고려해야 합니다. 하지만 수술하지 않으면... 오래 버티기 어려울 겁니다. 선택은 여러분 몫입니다.”
결국 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수술뿐이라는 뜻이었다.
송혁수는 거의 망설임 없이 결정했다.
“수술하겠습니다!”
“좋습니다. 돌아가서 바로 수술 회의 준비하겠습니다.”
전성기 소원그룹이었다면 그 정도 금액은 눈 하나 깜짝 안 하고 낼 수 있었겠지만, 지금처럼 위태로운 상황에서는 결코 가벼운 돈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 그런 약한 소리를 할 수는 없었다.
“앞으로 환자는 특별 관리실에서 상태를 지켜볼 겁니다. 외부인 면회는 제한될 테니, 다들 이제 돌아가세요.”
“알겠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송혁수와 임진경은 다시 한번 고개를 숙이며 감사 인사를 건넸다.
황이진은 송유리 옆에서 다정히 말했다.
“그러니까 너도 너무 걱정하지 마. 주호진이라면 최선을 다해서 할머니 살려주실 거야. 근데 지금쯤 집에 가면 밥 다 식었겠다. 배고프지? 집 가서 내가 뭐라도 간단히 끓여줄게.”
송유리는 억지로라도 웃어 보였다.
“이진 언니, 고마워요.”
송유리는 마음을 다잡았다.
지금은 눈물 흘릴 때가 아니었고 어떤 결과든 담담히 받아들여야 했다.
그때, 주호진이 두 사람 앞으로 걸어오더니 황이진에게 말했다.
“조금만 기다려요. 금방 옷 갈아입고 같이 갈게요. 가는 길이 같으니 바래다 드릴게요.”
주호진은 그러면서 무심하게 하얀 가운과 의료용 모자를 벗었다. 그리고 옷을 갈아입으러 뒤편으로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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