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훈은 그 무리에게 노골적으로 째려보며 말했다.
“헛소리하지 마.”
“어머, 도련님이 화를 다 내네? 봐라, 완전 감싸네. 우리도 눈치껏 빠져야겠다.”
“근데 진짜 예쁘긴 하다. 도련님 눈썰미 하나는 끝내줘.”
“이런 여잔 어디서 데리고 온 거야? 너만 혼자 즐기지 말고 우리도 좀 소개해 줘라. 나도 잠깐 데리고 놀고 싶다?”
서지훈은 능청스럽게 웃으며 놈들을 안으로 밀어 넣었다.
“쓸데없는 소리 말고 빨리 들어가. 사람 놀라게 하지 말고.”
이들은 평소 서지훈과 어울리는 재벌가 친구들이었다. 이런 식의 농담과 희롱은 그들 세계에선 그저 일상일 뿐, 아무렇지 않게 넘기는 일이었다.
하지만 송유리는 그들의 시선과 말들이 불편했다.
그 무리들은 안으로 들어가면서도 끊임없이 송유리를 힐끔거렸다.
곁눈질하는 이, 대놓고 웃으며 쳐다보는 이, 묘한 표정 짓는 이, 드러내는 방식은 달라도 본질은 하나였다.
모두가 그녀에게 시선을 빼앗겼다.
송유리는 오늘 누구보다 눈부셨다. 단 한 순간도 사람들의 시선을 놓아주지 않을 만큼 아름다웠다.
“야, 나 나중에 지훈 씨랑 놀기로 했거든! 나 먼저 갈게!”
지서연은 서지훈이 들어오는 소리를 듣자, 수다를 멈추고 신이 나서 뛰쳐나가려 했다.
그러나 몇 걸음 떼기도 전에, 서지훈 옆에 서 있는 송유리를 본 순간, 그녀의 표정이 굳어버렸다.
지서연 곁에 있던 친구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도 자연스럽게 시선을 송유리에게 빼앗겼다.
“저 여자 누구야? 지훈 씨랑 같이 왔어?”
“나 처음 보는 얼굴인데? 혹시 새 여자 친구야?”
“근데 서지훈 씨가 아무 여자를 이렇게 데려오진 않잖아. 여긴 서씨 가문 집인데?”
“설마 진짜 진지하게 만나는 거 아냐?”
그들은 수군거리며 몰래 지서연의 눈치를 살폈다.
‘괜히 분위기 잘못 읽었다가 지서연의 눈 밖에 나면 끝장이야...’
지서연은 경성에서 서씨 가문과 나란히 어깨를 견줄 만큼의 명문가, 지씨 가문의 딸이었다.
“지훈 씨, 저 여자 누구야?”
서지훈은 지서연의 불편한 표정을 보고 본능적으로 옆에 있는 친구들을 돌아봤다.
말은 안 했지만, 그 눈빛은 분명했다.
‘지서연은 초대 안 했잖아. 대체 어떻게 온 거야?’
그중 한 친구가 머쓱하게 머리를 긁적였다.
“오늘 여자 친구랑 쇼핑하러 갔다가, 서연이랑 우연히 마주쳤거든. 난 입 다물고 있었는데, 우리 여자 친구가 그만 실수로... 흘려버렸어.”
지서연의 얼굴은 점점 더 굳어졌다.
그리고 분노에 찬 목소리로 터뜨렸다.
“여자를 데려온 것도 모자라서, 나 초대할 생각은 없었다는 거야? 지훈 씨, 그게 무슨 뜻인데?”
그야말로 대놓고 대들기 시작했다.
서지훈은 당황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지만, 그래도 겉으로는 최대한 침착하게 둘러댔다.
“그냥... 바빠서 깜빡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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