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말을 들은 송유리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사실 송유리는 요리를 할 줄 몰랐지만 그때는 그저 고인성과 가까워지려고 거짓말을 한 거여서 그가 아직까지도 그 사실을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에 적잖이 놀랐다.
“자주 하는 건 아니라서 전자레인지는 써야 할 것 같아요.”
“자주 하는 게 아닌데도 그렇게 잘해? 대단하네.”
“고마워요...”
어색하게 대답한 송유리는 괜히 불안해서 고인성을 쳐다보지도 못했다.
송유리가 데워낸 음식을 테이블에 올려놓으면 고인성은 다른 음식을 전자레인지 안에 넣었다.
이상하게 합이 잘 맞아서 둘은 빠르게 테이블 위에 놓은 음식들을 모두 데워내고 밥그릇을 들고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신경 쓰이던 일들을 모두 해결해버린 송유리는 홀가분한 마음으로 음식들을 음미했다.
이미 8시가 넘은 시간임에도 여유롭게 밥을 먹는 송유리를 대신해 고인성이 이메일을 열어보았다.
학교, 회사, 지역별로 수많은 사람들이 지원했는데 그 인수는 10만 명을 넘어갔다.
정말로 천군만마가 외나무다리, 아니 철사 위를 함께 걷는 거였다.
빠르게 경성 예대 지원자 명단을 찾아낸 고인성은 정말로 추가된 송유리라는 이름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래도 바보는 아니었네.”
“뭐가요?”
밥 먹는 와중에 고인성의 말에 대꾸했다는 건 송유리가 그에게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존중이었다.
“명단에 네 이름 있어. 요원 임무 성공했네.”
고인성이 들이민 핸드폰을 힐끔 본 송유리는 어차피 예상했던 일이라 다시 밥을 먹는 데 집중했다.
“그럴 줄 알았어요.”
고인성은 그녀의 방법이 궁금했던 건지 눈을 빛내며 물었다.
“협박한 거야?”
“네.”
밥을 다 먹은 송유리가 습관적으로 설거지를 하려 들자 고인성이 그녀를 잡았다.
“여기 두면 내일 도우미가 와서 할 거야.”
“계속 두면 냄새나요. 내가 잘 치우고 주방에 둘게요.”
“그래.”
송유리의 대답에 고인성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를 도우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괜찮아요. 나 혼자 하면 되니까 업무 봐요.”
“같이 먹은 거니까 같이 치워야지.”
돈 한 푼 안 들이고 맛있는 밥까지 먹어서 이런 거라도 해서 가치를 증명하려 했는데 고인성이 돕겠다고 나서니 송유리는 입술을 말아 물었다.
하지만 아무리 가짜부부라 해도 같은 집에서 사는 만큼 집안일을 나눠 하자는 그의 제안에도 문제는 없었기에 송유리도 웃으며 대답했다.
“그래요 그럼. 같이 하면 더 빨리 끝날 거에요.”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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