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수를 마친 송유리는 침대에 누워 한참이나 몸을 뒤척였다.
갑자기 호화로운 저택에서 살게 된 것도 모자라서 엄청난 금액의 월급까지 받게 되니 흥분이 안 될 수가 없었다.
그래서 하품이 연달아 나올 정도로 졸렸지만 좀처럼 잠에 들 수가 없었다.
모함을 당하고 송씨 집안에서 쫓겨날 때는 세상이 무너지는 줄 알았는데, 캄캄한 세상에서 혼자 살아가야 할 날들이 아득했는데 실제로 겪어보니 세상이 그리 무섭지만은 않은 것 같았다.
‘언제부터 세상이 괜찮아진 거지? 고인성을 알고 나서부터인가?’
고인성과의 첫 만남을 떠올릴 때마다 송유리는 얼굴을 붉게 물들였다.
이번에도 혼자 부끄러워진 송유리는 이불에 얼굴을 파묻고 이불속에 들어가 숨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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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밤을 쓸데없는 생각으로 지새운 대가로 송유리는 이튿날 아침 진한 다크써클을 달고 이불속에서 나왔다.
정해둔 알람 소리에 그녀가 눈을 떴을 때는 6시 반이었다.
힘겹게 몸을 일으켜 간단히 씻고 나왔을 때는 이미 7시라 송유리는 가방을 챙기는 것도 잊은 채 밖으로 달려나갔다.
그 시각, 고인성은 다이닝룸에서 아침을 먹고 있었다.
잠옷 때문인지 조금 흐트러진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몸에 밴 기품은 잃지 않은 고인성이었다.
그도 턱까지 내려온 송유리의 다크써클을 보아낸 건지 넌지시 물었다.
“어제 잘 못 잤어?”
“괜찮았어요.”
계획대로라면 여기서부터 지하철역까지 적어도 10분은 걸렸기에 딱 맞게 차에 탄다 해도 8시는 돼야 교실에 들어갈 수 있었다.
아침 8시부터 수업을 들어야 하는 대학생이라 그녀는 고인성의 말에 대답도 잘 못 하고 나가려 했다.
“밥도 안 먹고 가?”
송유리는 테이블 위에 올려진 예쁜 음식들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뛰어가면서 먹을 수 있는 거라곤 없었고 지하철을 타야 하는 송유리에게도 여유롭게 그것들을 먹을 시간은 없었기에 아침은 아무래도 포기해야 할 것 같았다.
“지금 안 나가면 지각이라서요. 아침은 됐어요.”
서서히 정신을 차린 명서원은 고인성의 질문 의도를 파악하고는 대답했다.
“대표님, 아침엔 차가 꽤 많이 막혀요. 대표님은 회사 주변에 사셔서 모를 수 있는데 그린 타운에서 경성예대까지는 10킬로 미터가 넘습니다. 고속도로도 꽉 막혀서 지하철을 타야만 수업 전에 도착할 수 있어요. 지하철은 이삼십 분이면 될 텐데 거기 타는 데까지도 10분은 넘게 걸리죠.”
자신이 미처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 고인성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경성예대 근처에 집 하나 알아봐.”
“네.”
고인성이 전화를 끊었음을 몇 번이나 확인하고서야 명서원은 마음 놓고 참아왔던 욕을 뱉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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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시가 되기 전에 무사히 교실에 도착한 송유리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매일 이렇게 간신히 들어올 수는 없으니 아무래도 다음부터는 좀 더 빨리 일어나야 할 것 같았다.
다행히 수업이 많진 않아서 아침 8시 수업은 일주일에 두 번뿐이었다.
그래서 송유리는 이틀만은 빨리 일어나고 다른 날에 조금 더 여유를 부리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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