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 춥지 않아요?”
“그래서?”
고인성이 느릿하게 고개를 돌렸다.
“안 먹겠다는 거야?”
“먹어야죠! 당연히요!”
짧은 대화였지만, 그 안엔 송유리의 결심이 담겨 있었다.
추위쯤은 참을 수 있다고, 맛있는 음식 앞에선 뭐든 견딜 수 있다고 자신을 다독였다.
사실 따뜻한 실내에서 먹는 게 훨씬 좋았지만, 고인성이 그런 걸 굳이 바꿔줄 사람이 아니라는 걸 송유리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냥 조용히 그의 고집을 따르기로 했다.
그녀가 자리에 앉자마자, 고인성이 담요 하나를 건네 무릎 위에 덮어줬다.
송유리는 고개를 들어 물었다.
“담요에 냄새 배면 어쩌려고요?”
“먹고 버리면 되지.”
“...”
딱 잘라 말하는 그 답에 송유리는 말문이 막혔다.
‘이게 바로 부자의 여유인가... 역시 스케일이 다르네.’
샤브샤브는 정말 맛있었다. 얼얼한 국물 덕에 속이 다 시원해졌고 먹다 보니 몸도 따뜻해져 담요도 필요 없게 됐다.
고인성은 딱히 흥미를 느끼는 것 같진 않았다.
맑은 국물 쪽에 재료 몇 개만 간단히 건져 먹고는 이내 젓가락을 내려놨다.
반면 송유리는 매운 국물에 담갔다 꺼낸 소고기를 기름장에 푹 찍어 입에 넣으며 말했다.
“먼저 들어가셔도 돼요. 저는 좀 더 먹을래요.”
“괜찮아. 같이 있다가 들어가자.”
“밖에 꽤 추운데요.”
“문 두 번 열면 냄새 더 배일 것 같아.”
“...”
바로 그때 뒤쪽에서 몇 명의 대화가 들려왔다.
“송유리에게 차려진 가장 좋은 자리 두 개가 왜 그대로 비어 있지? 가족 중 아무도 안 왔나 봐...”
“우리 아빠, 엄마, 오빠까지 다 왔는데, 오빠는 자리가 없어서 복도에 서 있다니까. 그럴 줄 알았으면 저 자리라도 앉히는 건데...”
한유현이 슬며시 끼어들었다.
“몰랐구나? 송유리는 원래 송씨 집안 딸이 아니었대. 병원에서 바뀐 거래. 그래서 지금은 그 집에서 쫓겨났지. 엄밀히 말하면 지금은 아주 가여운 고아나 다름없어.”
어디서 들은 말인지 모르겠지만, 한유현의 말은 기가 막히게도 송유리의 급소를 찔렀다.
“헐, 진짜야? 뭐야, 완전 막장이네.”
“그래서 아무도 안 온 거구나.”
“안쓰럽긴 하다...”
송유리는 무의식중에 손을 꼭 움켜쥐었다. 손톱이 손바닥을 깊게 파고들었지만, 고통은 느껴지지 않았다.
그 순간 공연장 입구 쪽에서 익숙한 실루엣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당당하고 반듯한 체격의 실루엣과, 그를 안내하는 총장 선생님과 함께 안으로 들어서는 모습이 또렷하게 눈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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