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대표님.”
이진우는 곧바로 시동을 걸어 근처에 있는 고급마트로 향했다.
제자리로 돌아와 몸을 가누던 송유리는 고인성이 부른 목적지에 의아해하며 물었다.
“우리 마트 가요?”
결혼한 뒤로 식자재는 늘 따로 사다주는 사람이 있었고 음식도 요리사가 와서 해주다 보니 송유리는 단 한 번도 고인성과 장을 봐 본 적이 없었다.
“응.”
“뭐 사러 가요?”
“식재료.”
“오늘 직접 요리할 거예요?”
“요리사가 휴가를 내서 직접 해야 해.”
말이 나온 김에 고인성은 송유리를 보며 넌지시 물었다.
“이참에 실력 발휘 한 번 해보지 그래?”
할 줄 아는 게 많았지만 거기에 요리만큼은 포함되지 않았기에 송유리는 심하게 당황했다.
그녀는 요리를 한 번 하면 주방을 쑥대밭으로 만드는 성격이었는데 고인성에게 이미 요리를 잘하는 이미지로 인식되어 있어서 송유리는 이럴 때마다 참 난감했다.
송유리가 눈에 띄게 당황하자 고인성은 자신이 무리한 부탁을 한 줄 알고 먼저 입을 열었다.
“괜찮아. 하기 싫으면 안 해도 돼.”
“인성 씨도 할 줄 알아요?”
“간단한 요리는 할 줄 알지. 스테이크 어때?”
“좋아요.”
요리라고는 원체 할 줄도 몰랐기에 송유리는 감히 다른 음식을 제안할 엄두도 못 냈다.
게다가 평소에 바쁜 고인성에게 요리까지 시키게 돼서 송유리는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
하이엔드 브랜드들 근처에 위치한 마트라서 그들은 엘리베이터를 나오자마자 청원 매장을 보게 되었다.
2층 구조로 된 아주 큰 매장이었는데 입구에는 경호원들까지 배치되어있었고 화려하게 치장을 한 사람들이 그들의 안내에 따라 질서 있게 자신의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 모습에 송유리는 자신도 모르게 속마음을 얘기해버렸다.
“저렇게 비싼 가방을 왜 다들 사려고 안달인 거에요?”
송유리가 먼저 마트를 향해 걸어가자 고인성도 그녀의 뒤를 따랐다.
그런데 마트 입구에 서 있던 한 직원이 그녀의 앞을 막아서며 말했다.
“고객님, 회원 큐알 코드 제시하셔야되요.”
“큐알 코드요?”
대형마트는 처음 와보는지라 이런 규칙이 있을 줄은 미처 몰랐던 송유리가 난처해하자 고인성이 빠른 걸음으로 다가와 핸드폰을 보여주었다.
인증이 끝나자 고인성은 송유리의 어깨를 감싸 안고 안으로 들어갔고 직원들도 그제야 송유리와 그가 일행임을 알아차렸다.
“저 남자 진짜 잘생겼다.”
“내 말이! 배우보다 더 잘생긴 것 같아.”
직원들의 말을 들은 송유리는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옆에 선 남자를 올려다보았다.
윤곽이 뚜렷한 턱선과 높은 콧대, 그리고 깊은 눈동자와 눈꼬리에 박힌 점까지 모두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는 얼굴은 그토록 매력적이었다.
자신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송유리와 얼떨결에 눈을 마주치게 된 고인성은 입꼬리를 올리며 웃어 보였다.
“지금 나 보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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