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정을 잔뜩 굳힌 고인성이 카운터로 앞에서 카트에 담긴 물건을 하나하나 꺼내자 계산을 하던 여자는 그의 기에 눌려 어깨도 잘 못 폈지만 그 와중에도 잘생긴 얼굴은 보고 싶은지 자꾸만 고인성을 힐끔거렸다.
그런 행동이 오래도록 반복되었지만 고인성은 눈치도 채지 못했다.
계산을 마친 고인성이 쇼핑백을 들고 나가자 직원은 그제야 긴 숨을 내뱉었다.
고인성이 무서워 숨어있던 서지훈과 그의 친구들도 멀어지는 그의 뒷모습을 보며 하나둘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평소에도 차갑게 사람들을 무시하긴 했지만 그래도 이유 없이 화를 내진 않았었기에 서지훈은 당황스러워하며 친구들을 향해 물었다.
“내가 뭐 잘못했어?”
고인성의 태도를 보니 아주 큰 잘못인 것 같은데 서지훈은 그게 뭔지 조차 알지 못했다.
“아무래도 그런 것 같아. 엄청 화나 보이던데? 보는 눈 없었으면 아주 너 죽일 기세였어.”
“밤길 조심해. 사람 시켜서 너 어떻게 할지도 모르니까.”
그저 인사를 한 것뿐인데 밤길까지 조심해야 한다니, 친구들까지 한마디씩 거들자 서지훈은 등골이 오싹해졌지만 애써 괜찮은 척하며 친구들을 노려보았다.
“헛소리하지마. 나 인성이 형이랑 친하거든. 형이 나한테 그럴 리가 없잖아.”
“야, 그냥 몇 마디 한 거지. 뭘 또 진지하게 그래.”
“얼른 술이나 사러 가자.”
“미리 고맙다 서지훈.”
다들 웃으며 안으로 들어갔지만 이미 온몸에 소름이 돋은 서지훈은 차마 웃질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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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송유리가 혼자 차에 올라타자 이진우가 의아해하며 물었다.
“사모님, 왜 혼자 오세요? 대표님은요?”
“아, 뒤에 있어요.”
“됐어. 내가 들면 돼.”
고인성의 태도에 송유리는 자신의 추측이 맞다고 확신했다.
“아니에요. 이런 일은 제가 해야죠. 저 주세요.”
송유리가 굳이 굳이 들겠다고 하니 고인성은 거절하지 않고 먼저 차에 올랐다.
물건을 싣고 다시 차에 탄 송유리는 자꾸만 옆을 힐끔거리며 고인성의 눈치를 봤다.
산 게 소고기 두 팩에 채소랑 조미료뿐이라 그리 무겁지도 않은데 고작 이런 일로 화를 내는 고인성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같이 살아보니 꽤나 다정한 사람인 것 같아서 자신이 그동안 그를 오해한 줄로 알았는데 이제 보니 역시 사람은 바뀌지 않는 것 같았다.
고인성이 다가올 때부터 올려져 있던 가림막은 여전히 내려지지 않고 있었고 그 상태로 차가 출발했다.
송유리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이진우는 평온하게 운전에만 열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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