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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시작은 너였어 นิยาย บท 190

그와 달리 고인성의 저기압을 가장 가까이에서 느껴야만 했던 송유리는 사장님을 잘 모셔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그에게 얼굴을 들이밀며 물었다.

“좀 이따 요리할 때 내가 옆에서 조수 해 줄게요.”

“집에 가서 과일 깎아줄까요?”

두 번이나 건 말이 모두 씹혀버리자 송유리도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아무 말이나 던졌다.

“그럼 자기 전에 이야기해줄까요?”

“그래.”

“네?”

생각지도 못한 타이밍에 들려온 고인성의 대답에 송유리는 미간을 찌푸리며 놀랐다.

앞에 두 마디는 정말 기분을 달래주려고 한 말이었지만 자기 전에 이야기를 해주겠다는 건 그야말로 막 뱉은 말이었다.

잠에 잘 들지 못하는 어린아이에게나 해주는 이야기가 고인성에게도 필요할 리가 없을 텐데.

“왜, 하기 싫어?”

“됐어. 어차피 별로 듣고 싶지도 않았어.”

“...”

코웃음을 치며 다시 입을 닫아버리는 고인성의 모습에 송유리는 어쩜 이렇게 오만한 사람이 있을까 싶어 속으로 감탄했다.

하지만 남은 1년을 평안하게 보내기 위해서는 고인성을 잘 달래야만 했기에 송유리는 다급히 입을 열었다.

“내가 하고 싶어서 그래요. 나 이야기하는 거 엄청 좋아하는데, 그냥 하게 해주면 안 돼요? 기회는 줄 수 있는 거잖아요.”

“그러든지.”

“...”

자신에게로 눈을 돌리며 곤란하다는 듯 한참 만에 대답하는 고인성에 송유리는 자신도 모르게 그를 향해 눈을 흘겼다.

‘연기 대박이네 진짜.’

“너 지금 나 흘겨본 거야?”

“아니요! 내가 사람이나 흘겨볼 정도 도덕성이 바닥은 아니거든요. 인성 씨가 잘못 본 거에요.”

“네.”

“어?”

“아무렇게나 해도 괜찮아요.”

“이, 그래?”

송유리의 말을 철석같이 믿은 고인성이 버터를 그대로 투하해버리자 송유리는 차마 눈 뜨고 보길 포기한 채 그저 요리가 실패하지만 않기를 기도했다.

“기름 온도는 이 정도면 되나?”

“네.”

고인성은 이번에도 두말하지 않고 고기를 프라이팬에 올렸다.

고인성이 자신을 믿어줄수록 송유리의 죄책감은 커져만 갔다.

그런 둘의 호흡으로 구워낸 스테이크는 한 면은 노랗게 그을려있었고 다른 한 면은 아직도 핏기가 가시지 않은 상태였다.

가르치는 송유리도 대단했고 그걸 곧이곧대로 따르는 고인성도 참 대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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