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가 잔뜩 가라앉아있는 걸 보니 잠결에 하는 말인 것 같은데 그 단어가 귀에 박혀서 송유리는 차마 움직일 수가 없었다.
괜한 오지랖인 건 알지만 고인성의 찌푸려진 미간에 그녀는 차마 그 손을 뿌리치지 못하고 다시 침대로 돌아와 그의 등을 토닥여주었다.
“안 가요. 옆에 있어 줄게요.”
다부진 근육이 몸 곳곳에 자리 잡고 있는 건장한 사내를 자신이 위로해주고 있는 게 우습긴 했지만 그 위로 통하긴 하는지 그의 찌푸려졌던 미간이 점점 펴지고 있었다.
그의 어깨를 토닥여주던 송유리도 천천히 잠에 빠져들었고 그녀가 다시 의식을 차렸을 때,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 요 며칠은...”
자신에게 하는 말인 것 같았지만 정신이 몽롱했던 송유리는 그 말에 귀를 기울이지 못했다.
‘시끄러워...’
목소리의 주인공이 자리를 뜨자 송유리는 다시 잠에 빠져들었고 그녀가 두 번째로 눈을 떴을 때, 고인성은 보이지 않았다.
오직 송유리만이 기모 잠옷을 입은 채 고인성의 침대를 독점하고 있었다.
고인성이 나가기 전 이틀 동안 뭘 해야 된다고 말한 것 같은데, 워낙 잠에 취해 있을 때라 송유리는 그의 말을 좀처럼 기억해낼 수가 없었다.
‘됐어. 뭐 중요한 일은 아니겠지.’
점점 머리가 아파와 생각하길 포기한 그녀는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 침대에 몸을 뉘었다.
“고인성 침대가 더 편하긴 하네.”
두 침대에 다 누워보니 그 차이가 확연히 알려서 송유리는 자신도 모르게 감탄을 자아냈다.
-
그날 저녁, 10시가 넘었는데도 들어오지 않는 고인성에 그제야 이상함을 느낀 송유리가 고인성에게 문자를 보냈다.
[오늘 집에 안 들어올 거에요?]
그렇다고 하기엔 무안했던 송유리는 다급히 화제를 돌렸다.
[아직도 안 잤어요?]
[시차 적응 중이야.]
[그래요.]
[일찍 자요. 내일 또 일해야 하잖아요.]
[밥 먹었어?]
[먹었죠.]
[입에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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