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었어요.]
...
딱히 할 얘기는 없었지만 둘은 시답잖은 주제로도 오랫동안 대화를 나눴다.
송유리가 새벽 한 시에 잠자리에 누웠으니 고인성은 새벽, 아니 아침 6시까지 뜬 눈으로 새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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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이라 수업이 없던 송유리는 오랜만에 11시까지 늦잠을 자고 여유롭게 밥을 먹으려고 했는데 시끄러운 전화벨 소리가 그녀의 단잠을 방해했다.
“여보세요?”
실눈을 뜨고 있어서 화면에 적힌 이름을 제대로 못 본 채 전화를 받은 송유리였다.
“유리 씨, 할 얘기 있어서 연락했어요.”
“할 얘기라니요?”
주호진의 목소리임을 알아챈 송유리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물었다.
“할머니 상황이 더 안 좋아진 거예요?”
“그건 아니고요.”
주호진이 대답을 망설이자 송유리는 더욱더 긴장됐다.
“왜 자꾸 뜸을 들이세요? 그냥 말씀하세요. 아직 젊어서 심장엔 이상 없으니까 무슨 말씀을 하셔도 다 받아들일 수 있어요.”
“할머니 상태가 너무 좋아요. 며칠만 더 쉬시면 퇴원하셔도 될 것 같아요.”
“정말이에요?!”
할머니가 여생을 병원에서만 보내게 될 줄 알았는데 주호진을 만나 끝내 병마를 이겨냈다는 소식에 송유리는 눈물이 앞을 가렸다.
“선생님, 정말 감사드려요! 앞으로 혹시라도 제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 연락주세요. 최선을 다해서 도와드릴게요.”
송유리의 말에 주호진이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유리 씨가 도와줬으면 하는 일이 있긴 한데...”
“뭔데요 그게?”
“주소 보내줄 테니까 점심 같이하면서 얘기해요.”
트렌드를 좇는 그 화려함이 기본인 이곳에서 송유리의 패딩은 유독 눈에 띄었다.
하지만 옷차림은 캐주얼해도 그녀의 얼굴이 일반적이지 않았기에 전체적인 아우라는 다른 사람에게 절대 뒤처지지 않았다.
직원이 안내해준 곳으로 가보니 주호진이 먼저 도착해있었다.
그 역시 송유리 못지않게 편한 복장이었는데 무채색 스웨터에 검은 청바지, 그리고 의자에 걸쳐져 있는 검은 코트가 전부였다.
거추장스러운 것들에 원체 신경을 쓰지 않는 그가 코트를 입었다는 건 이 자리를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뜻이었다.
“앉아요.”
주호진이 맞은편의 빈자리를 가리키며 말하자 송유리도 패딩을 벗고 자리에 앉았다.
“뭐 먹을래요?”
“아무거나 다 괜찮아요.”
편식하는 버릇은 없어서 송유리는 정말 뭘 시키든 다 잘 먹을 자신이 있었다.
“이제 말씀해주셔야죠. 제가 뭘 도와드리면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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