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서연 옆에서 팔짱을 낀 채 구경을 하고 있던 친구들은 지서연이 우는 걸 보자마자 낯빛이 창백해져서 달려왔다.
“서연아, 너 괜찮아?”
“이거 어떡해? 구급차 불러야 하는 거 아니야?”
“당신 의사 아니에요? 어떻게 좀 해봐요!”
그중 하나가 주호진을 향해 묻자 옆에 있던 친구도 호들갑을 떨며 물었다.
“피를 너무 많이 흘리는데... 이러다가 서연이 죽는 거 아니에요?”
지서연은 죽는다는 말을 듣자마자 안색이 창백해졌다.
운 좋게 재벌가에서 태어난 생을 이리 빨리 마감할 수는 없었던 지서연은 모든 일의 원흉인 송유리를 손가락질하며 소리쳤다.
“빨리 경찰에 신고해. 쟤가 나 죽이려 한다고! 감옥에 처넣어 버릴 거야!”
“...”
생각이라곤 전혀 없어 보이는 그녀의 발언에 말문이 막힌 송유리는 주호진에게 뒷수습을 부탁했다.
“선생님, 지서연 씨는 아무래도 선생님이 좀 봐주셔야 할 것 같아요. 전 먼저 가볼게요.”
“그래요. 조심히 가요. 여긴 내가 알아서 할게요.”
“네.”
자신이 떠나야 이 상황이 끝날 것 같아서 송유리는 그만 몸을 돌려 밖으로 나갔다.
그러자 조급해 난 지서연은 그녀의 등 뒤에 대고 채 하지 못한 욕을 하기 시작했다.
“이 살인자야! 너 어딜 도망가?! 내가 너 오늘 일 후회하게 만들어줄 거야.”
송유리는 레스토랑은 벗어났지만 핸드폰이 고장 난 탓에 차를 부를 수 없어서 입구에서 택시를 잡아탔다.
주소를 묻는 기사에 귀신의 집을 방불케 하는 그린 타운을 떠올리던 송유리는 그곳에 혼자 있는 게 싫기도 하고 또 거기로 가면 돈을 낼 방법도 없었기에 아예 황이진의 집 주소를 불러주었다.
길거리에 줄 늘어진 등들이 송유리의 눈앞을 스쳐 지나갔다.
“나한테는 그렇게 격식 안 차려도 돼. 빨리 가서 돈부터 내.”
“네.”
돈을 내러 계단을 내려가는 송유리의 뒷모습을 보며 황이진은 걱정스러운 마음에 혼자 중얼거렸다.
“물벼락은 또 어디서 맞은 거야? 누구한테 괴롭힘당한 건가? 아무튼 무슨 일이 있어도 말을 안 해. 문 열자마자 바로 얘기부터 해야지. 답답하게 진짜.”
돈을 낸 송유리가 여전히 열려있는 문을 지나 안으로 들어오자 진지한 표정으로 소파에 앉아있던 황이진이 그녀를 보며 물었다.
“말해. 대체 무슨 일이야? 누가 너 괴롭혀?”
“아무도 나 안 괴롭혀요...”
또 입을 다무는 송유리에 황이진은 눈을 부릅떴다.
“내가 그 말을 믿을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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