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아무리 재벌 집이라고 해도 사람한테 이러는 건 아니지! 동생도 너무하네 진짜.”
“아, 아직 못한 얘기가 있는데.”
“뭔데?”
“그 동생이 나 때리려고 달려오길래 내가 피했거든요. 그래서 걔가 유리 조각 위로 넘어져서 피 엄청 많이 흘렸어요.”
“아, 이제야 속이 시원하네!”
흥분한 황이진이 면봉을 쥔 손에 힘을 주자 상처가 쓸린 송유리가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
“미안미안, 너무 좋아서 그만.”
“괜찮아요.”
깜짝 놀란 황이진이 다급히 그녀의 상처를 불어주며 약을 마저 발라주었다.
“다시 집에 갈 거야?”
“오늘은 별로 안 가고 싶어요.”
“그럼 나랑 같이 자자. 우리 오랜만에 보는 거잖아.”
“좋아요!”
어차피 그럴 생각이었어서 송유리도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날 저녁, 둘은 한 침대에 나란히 누워 못다 한 얘기를 나누었다.
“그런데 너 남자친구 너무 꼭꼭 숨기는 거 아니야? 나한테 언제 보여줄 거야? 내가 괜찮은 사람인지 한 번 봐줄게.”
송유리는 황이진을 꼭 안은 채 자꾸만 내려오는 눈꺼풀을 억지로 올리며 답했다.
“기회 되면 보여줄게요. 그런데 그 사람이 허락할지는 모르겠어요.”
“뭐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데 그래?”
“대단하죠. 아무나 만날 수 있는 사람은 아니에요.”
“네 부탁도 안 들어줘?”
“힘들 걸요...”
“구체적으로 어떻게 힘든데?”
“...”
그때 안쓰러운 표정을 한 지옥순이 다급히 지서연에게로 뛰어오고 있었다.
지서연은 지옥순을 보자마자 눈물을 흘리며 목이 멘 채로 힘겹게 말했다.
“고모... 이거 송유리 그 년이 그런 거예요! 그 독한 년이 나를 이렇게 만든 거라고요.”
지서연의 말에 지옥순은 표정을 굳히며 물었다.
“송유리? 걔가 너한테 무슨 짓을 했는데?”
“걔가... 날 밀었어요. 유리 조각이 가득한 바닥으로 밀어버렸다고요. 평소에 날 얼마나 싫어했으면 이런 짓까지 해요?”
“송유리 그게 그랬다고?! 미친 거 아니야?”
지서연은 지옥순의 손을 꼭 잡으며 더 서럽게 흐느꼈다.
“고모는 내 편 들어줘야 해요. 송유리 그년 인성 오빠한테는 안 어울리는 짝이잖아요. 내쫓아야죠.”
몸을 일으킨 지옥순은 결심이 선 듯한 목소리로 답했다.
“인성이한테 말해야겠어. 걔도 송유리가 얼마나 독한 애인지는 알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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