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이진은 속절없이 한숨을 내쉬고 주방에 들어갔다.
“배고프면 나 불러.”
“아침 해주고 싶어서...”
“...”
그녀는 차마 말을 잇지 못했다. 누군가에게 관심 받는 기분에 마음이 따뜻해졌다. 이런 송유리를 누가 감히 거부할까?
그래도 송유리를 주방에 들이는 건 아찔한 일이었다.
“내가 할게. 나가서 기다려.”
“아니면 옆에서 지켜볼게요. 보고 배울 수 있잖아요.”
황이진은 여전히 걱정됐지만 마지못해 허락했다.
“그럼 그냥 보고만 있어. 절대 손대지 마.”
“네.”
송유리는 마치 학구열이 넘치는 학생처럼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대답했다.
황이진은 요리할 때마다 여유가 넘치는 모습이다. 그 탓에 송유리도 요리가 별반 힘들 것 없다고 여겼는데 정작 손을 대고 보니 모든 게 번거롭고 복잡했다.
가스레인지에 불을 붙인 순간 그녀도 신경이 곤두섰다.
잠시 후 감칠맛 나는 계란 볶음밥이 완성됐다.
송유리는 감탄을 연발했다.
“언니 진짜 대박이에요! 계란 볶음밥이 이렇게 맛있을 일이에요?”
황이진이 웃으며 그녀를 힐긋 바라봤다.
“네가 계란 잘 풀고 햄도 잘 썰어서 그런 거지.”
송유리가 혀를 날름거렸다.
강제 칭찬임에도 기분이 좋은 건 어쩔 수가 없었다.
그녀는 선뜻 황이진에게 한 그릇 퍼줬다.
“언니 먼저 먹어봐요. 이따가 남은 거 내가 다 먹고 설거지도 나한테 맡겨요.”
“난 급할 거 없어.”
황이진이 그릇을 건네받고 식탁으로 걸어갔다.
황이진은 한심하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두 사람은 아침을 먹고 푹 자고 깨어났더니 어느덧 오후 한 시가 넘은 시각이었다.
둘은 느긋하게 외출했다.
베프랑 데이트하는 좋은 점은 서로 민낯에 외투만 대충 걸치고 나갈 수 있다는 점이다.
송유리는 머리를 감싼 붕대를 풀었다.
아직 젊은 덕분인지 회복력이 빨라 상처 부위에는 붕대 대신 밴드만 얇게 붙였다. 얇은 밴드 한 장만 상처 부위를 덮고 있었는데 오히려 그 모습에서 처량한 아름다움이 느껴졌다.
두 여자는 태생이 아름다운 외모에 대충 옷을 걸쳐도 사람들의 시선을 확 사로잡았다.
오늘은 송유리가 통 크게 쏘는 날이다. 둘은 배 터지게 훠궈를 먹고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근데 너... 바늘 꿰매고 이런 거 먹어도 돼?”
“다 먹었죠? 계산하러 갈게요!”
송유리는 황급히 카운터로 달려갔다. 행여나 황이진이 번복하고 금방 먹은 훠궈를 다 토해내게 할까 봐...
‘먹으면 먹은 거지. 후회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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