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이진은 비명을 지르며 얼른 포장을 뜯고 가방을 꺼냈다. 아이보리 색상의 가방은 우아하면서도 단아한 분위기를 자아냈고 그야말로 페미닌한 디자인이었다.
황이진은 지금 이 순간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여자가 된 것만 같았다.
“유리야, 역시 너밖에 없다. 아니 어떻게 이렇게나 빨리 구한 거야?”
그녀가 좋아하니 송유리도 덩달아 흐뭇한 미소가 번졌다.
“언니 마음에 들면 됐어요.”
“얼만데? 계좌 이체해줄게.”
“아니요. 남자친구가 사준 거라 돈 안 들었어요.”
“네 남친... 개 멋있어!”
둘은 배를 끌어안고 웃었다.
황이진은 거울을 한참 비추면서 좋아서 어쩔 줄을 몰랐다.
“오늘 저녁은 내가 쏜다!”
“콜.”
둘이 한창 신나게 떠들고 있을 때 황이진의 동료가 갑자기 문을 벌컥 열었다.
화들짝 놀란 황이진은 일단 가방부터 치웠다.
“나 농땡이 부린 거 들켰어요? 지금 바로 갈게요.”
“그건 아니고요.”
동료가 흥미진진한 얼굴로 말을 이어갔다.
“이진 씨는 우리 부동산 판매왕인데 대놓고 빈둥거려도 팀장이 뭐라 못 할 거예요. 다름이 아니라 좋은 소식이 있어서 알려주려고요.”
“뭔데요?”
“누가 집 사겠다고 이진 씨 찾아왔어요. 지금 로비에서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 제가 방금 이진 씨 대신 차 대접해드렸으니까 얼른 나가봐요.”
“네.”
황이진은 대답을 마치고 송유리를 뒤돌아보았다.
“미안, 볼일 좀 보고 올게.”
“괜찮아요. 얼른 가봐요.”
“심심하면 여기저기 돌아다녀. 로비 프런트 데스크에 군것질거리 있으니까 마음껏 먹어. 내 고객이라고 하면 돼.”
“알았으니까 얼른 나가봐요.”
송유리가 대답을 마치고 나서야 그녀도 동료와 함께 자리를 떠났다.
동료는 잔뜩 부러운 눈길로 그녀에게 말했다.
황이진의 물음에 주호진이 대답했다.
“네가 알아서 추천해줘.”
이에 황이진은 딱딱한 업무 모드에 돌입했다.
“신혼집으로 쓰실 건가요 아니면 혼자 거주하실 건가요? 혼자 거주하신다면 넓은 평수의 단층이 더 잘 어울리실 거예요...”
“신혼집은?”
“네? 혹시 결혼하실 건가요?”
황이진이 의아한 듯 물었다.
주호진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그녀에게 답했다.
“집 사는데 이렇게까지 디테일하게 물어봐야 해?”
“아니요, 죄송합니다. 제가 선을 넘었네요.”
“신혼집에 어울릴만한 거로 추천해줘.”
주호진이 말했다.
“네. 여기 앞쪽에 있는 단독 빌라나 이런 80평 좌우의 펜트하우스도 다 잘 어울려요. 펜트하우스는 층이 높아 시야가 더 좋고 단독 빌라는 상대적으로 조용하고 정원도 딸려 있지만 가격대가 높은 편이에요...”
송유리는 잠자코 그녀의 말을 들었는데 살짝 잠긴 목소리였다. 황이진은 지금 애써 감정을 억누르고 업무에 몰입하는 중이었다. 송유리는 그런 그녀가 몹시 안쓰러웠다.

ความคิดเห็น
ความคิดเห็นของผู้อ่านเกี่ยวกับนิยาย: 모든 시작은 너였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