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유리는 황이진과 함께 식탁을 정리한 후 방으로 돌아가 휴식을 취했다.
침대에 누워 송유리는 곰곰이 생각했다.
이성적으로 판단했을 때, 이런 상황에서 고인성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스스로의 위치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행동이었고 거절당할 게 뻔했다. 하지만 고인성에게 부탁하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송유리는 침대에서 뒹굴며 고민했다. 머리가 아플 지경이었다.
똑똑—
황이진은 방문을 두드린 후 문을 열더니 문 앞에 선 채로 말했다.
“나 오늘 고객 몇 명 만나러 가야 해서 저녁에 늦게 들어올 거야. 배고프면 먼저 배달 음식 시켜 먹어.”
“알았어요.”
“방금 네가 말한 문제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만약 너한테 정말 중요한 일이라면 그 사람이 친하든 친하지 않든, 도와줄 것 같든 아니든 한번 부탁해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 어차피 거절당해도 네가 잃을 건 없잖아? 그지?”
“네네.”
송유리는 벌떡 일어나 고개를 힘차게 끄덕였다.
황이진의 말 덕분에 다시 희망이 생겼던 것이다.
황이진은 웃으며 말했다.
“한번 시도해 봐. 혹시 알아? 성공할지. 안 그러면 평생 후회할지도 몰라.”
“네!”
“나 이제 갈게.”
“네. 언니. 다녀오세요!”
송유리는 침대에 앉아 황이진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아까 식탁에서 황이진에게 물어봤을 때처럼 풀이 죽은 모습과는 달리 송유리는 다시 활기를 되찾았다. 마치 한 줄기 희망이라도 본 듯했다.
황이진은 웃으며 방문을 닫고 나갔다.
그녀는 속으로 생각했다.
‘일이 잘되든 안 되든, 일단 유리에게 희망을 줘야지. 정 안 되면 내가 어떻게든 도와줘야겠다.'
하지만 주호진처럼 돈 많고 유명한 데다 차가워 보이고 금욕적인 이미지의 의사와 어떻게 연결고리를 만들어야 한단 말인가.
황이진은 머리를 쥐어짰다.
...
송유리는 침대에 앉아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그러고는 몇 번 심호흡을 하며 마음을 다잡았다.
한참 동안 채팅창을 바라보던 송유리는 좋은 첫인사가 생각나지 않았다.
심지어 인터넷에 ‘한 번도 대화해 보지 않은 친구에게 어떻게 말을 걸어야 예의에 어긋나지 않을까요?'라고 검색해 보기까지 했다.
마침내 송유리는 채팅창에 한 마디를 입력했다.
배가 살살 고파왔다.
송유리는 밖으로 나가 주변을 살폈지만 황이진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밥해주는 사람도 없고 또 본인은 밥할 줄 몰랐기에 굶어 죽지 않으려면 배달 음식을 시켜 먹어야 했다.
하지만 휴대폰을 켜는 순간, 송유리는 그대로 굳어버렸다.
잠깐!
왜 이렇게 많은 문자가 와 있는 거지? 게다가 전부 한 사람에게 온 문자였다.
고인성?
송유리는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고인성이 바쁘다고 답장한 후, 약 한 시간 뒤였다.
[가끔은 한가할 때도 있어.]
그리고 또 30분 뒤.
[나한테 할 말 있는 거야?]
다시 10분 후.
[있어?]
또 20분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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