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요.”
그녀의 생각을 눈치챈 그가 붕대를 감고 있는 자신의 발을 가리키며 말했다.
“내가 지금 이 꼴인데 뭐가 두려워?”
맞는 말이긴 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하여 대충 핑계를 대면서 말길을 돌렸다.
“아니에요. 괜찮아요. 저녁은 뭐 먹고 싶어요? 사다 줄게요.”
그가 손에 들고 있던 핸드폰을 흔들었다.
“이미 주문해 놓았어.”
그 말에 그녀는 입을 삐죽거렸다. 이곳에 있는 게 그한테 전혀 도움이 되는 것 같지 않았다.
그날 저녁, 송유리는 작은 담요를 덮고 소파에 앉아 날이 밝을 때까지 그와 함께 있을 준비를 했다.
의사의 말에 따르면 다음 날 오전 10시 전까지 부작용이 없으면 괜찮다고 했다.
송유리는 계속 서지훈의 상태를 살펴보았다.
그러나 점점 졸음이 쏟아졌고 그녀는 하품을 하기 시작했다.
반면, 서지훈은 피곤한 기색이 없이 계속해서 중얼중얼거렸다.
송유리가 건성으로 몇 마디 대꾸만 해도 그는 자기 얘기를 멈추지 않았다.
결국 송유리는 폭발하고 말았다.
“조용히 좀 해요. 피곤하지도 않아요?”
“안 피곤한데. 모처럼 너랑 이렇게 같이 있는 거잖아. 너랑 더 얘기하고 싶어서 그래. 너한테 말하라고 한 것도 아닌데 왜 그러냐? 아니면 너도 나한테 할 말 있어? 할 얘기 있으면 해. 열심히 들어줄 테니까.”
머리가 지끈거려서 더 이상 말할 힘도 없었던 그녀는 손사래를 쳤다.
“지훈 씨가 해요.”
서지훈은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그녀는 핸드폰을 꺼내 주치의에게 문자를 보냈다.
[환자가 오랫동안 흥분하거나 심지어 약간 미친 증상이 보이는데. 설마 부작용은 아니겠죠?]
얼마 지나지 않아 주치의한테서 답장이 왔다.
“감사합니다.”
송유리는 마침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너무 피곤한 탓인지 바로 기절할 것만 같았다.
그녀는 간병인에게 서지훈을 맡기고는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갔다.
밤새 한잠도 못 잔 탓에 바로 잠이 들었다.
다시 정신이 들었을 때, 황이진이 그녀의 어깨를 두드리며 그녀를 깨우고 있었다.
“유리야. 어제 이사 간다며? 어젯밤에는 어디 있었던 거야? 무슨 일 있었어?”
푹 자고 일어난 그녀는 중요한 일을 깜빡했다는 걸 깨달았다. 한참이 지나서야 정신을 차리고 황이진의 말을 되짚어보았다.
이사?
‘그래, 이사를 한다고 했었지?’
서지훈 쪽의 일은 잘 처리했지만 어제 그녀는 고인성의 미움을 사게 되었다.
시한폭탄이 머리 위에 떨어졌으니 어떻게 해서든 폭탄을 제거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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