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유리는 다급하게 황이진의 옷자락을 잡았다.
“지금이 몇시예요?”
“6시 반...”
“망했다.”
“뭐가?”
“아니에요...”
송유리는 배를 만지작거리며 황이진을 향해 쑥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언니 나 배고파요.”
황이진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깜짝 놀랐잖아. 난 또 무슨 일이라도 생긴 줄 알았네. 나도 배고파. 맛있는 거 해줄게.”
“고마워요, 언니.”
“고맙긴. 다 되면 부를게.”
“네.”
황이진이 주방으로 들어간 뒤, 송유리는 서둘러 핸드폰을 꺼내 확인해 보았다.
핸드폰은 조용하기만 했다.
고인성에게서 새로 온 문자도 전화도 없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에 대해 그녀는 조금 이상했다.
기분이 좋지 않을 때면 늘 문자 폭탄을 날리던 사람이었는데 왜 지금은 이렇게 조용한 건지...
‘또 날 차단한 건가?’
그녀는 고인성과의 채팅창에 들어가 문자를 작성했다.
[뭐 해요?]
상대가 수신을 거부했다는 알림은 뜨지 않았고 문자가 전송되었다.
‘전송된 건가? 차단을 안 했네...’
송유리는 서둘러 문자 몇 개를 더 보냈다.
[어제 일은 정말 미안해요. 갑자기 일이 생겨서 약속을 어긴 거예요. 다음부터는 이런 일 없도록 할게요. 대표님 시간에 맞출게요.”
[그리고 다른 조건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최선을 다할게요.]
예전에는 문자를 보내면 그가 이내 답장을 보내왔지만 지금은 아무런 소식이 없었다.
한참이 지나도 그는 여전히 답장이 없었다.
밥을 먹고 난 뒤, 뒷정리를 도와주면서 송유리가 웃으며 말했다.
“너무 맛있으니까요. 언니의 요리 실력은 셰프 못지않아요.”
그 칭찬에 황이진의 입꼬리가 한껏 올라갔다.
“어쩜 말도 그리 예쁘게 하니?”
두 사람은 정리를 마친 뒤 거실에서 TV를 보았다. 송유리는 핸드폰을 꺼내 다시 확인해 보았지만 여전히 고인성한테서는 답장이 없었다.
이미 문자를 보낸 지도 한 시간이 훌쩍 넘은 상태였다.
‘이젠 날 무시하겠다는 건가?’
어제 혼인 신고를 하려던 두 사람은 오늘 완전히 남남이 되어버렸다.
황이진이 갑자기 물었다.
“이사를 하는 일은 뒤로 미뤄진 거야?”
“네. 잠시 미뤄야 할 것 같아요.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황이진이 그녀의 어깨에 기대며 미소를 지었다.
“차라리 잘됐어. 나도 너랑 떨어져 사는 게 아쉬웠거든. 여기 있는 동안 맛있는 거 많이 해줄 테니까 편하게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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