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역시 이진 언니가 좋아요.”
송유리는 황이진의 품에 안겨 안정감을 찾았다.
저녁에 황이진은 송유리가 줄곧 기분이 좋지 않은 것을 보고 억지로 그녀를 끌고 함께 마트에 갔다.
“요즘 마트에서 세일 해. 너 야근이 없으니 마침 우리 함께 가서 많이 사 오자.”
할인으로 마트 손님이 예전보다 두세 배나 늘어 매우 북적였다.
“오늘 신선한 고기를 20% 할인한대. 내가 가서 좀 빼앗아야겠어.”
“냉동품 전부 35% 할인이래!”
“생리대도 68% 할인이래. 유리야, 가서 좀 뺏어!”
“우리 따로따로 행동하자!”
“네!”
송유리는 명령을 받고 신속하게 행동했지만 하마터면 눈앞의 장면에 놀라 넘어질 뻔했다.
생리대 코너에서 사람들이 쇼핑 바구니를 들고 물건을 빼앗고 있었는데 많은 진열대가 이미 비어 있다.
‘와, 행동력 봐, 역시 여자는 생활의 달인이야.’
송유리는 뒤질세라 신속하게 전장에 뛰어들어 가까스로 사람 틈에서 생리대 몇 봉지를 따냈다. 적어도 이거면 결과물이 있는 셈이다.
그때 휴대폰 벨 소리가 갑자기 울렸다.
송유리는 재빨리 행동 멈추고 휴대폰을 꺼내 전화를 받았다.
그녀는 고인성의 전화이기를 기대했지만, 휴대폰 화면이 밝아지자 서지훈이라는 이름이 눈에 들어왔다.
“...“
서지훈은 시끄러운 사람이라 전화를 끊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
그러나 서지훈이 아직 치료 중이라는 생각에 그녀는 체면을 주기로 하고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유리 씨, 왜 아직도 나를 보러 오지 않아? 나 오늘 유리 씨를 본 적이 없어.”
“저 오전에야 떠났거든요.”
“그런데 난 그때 잠들었잖아!”
“한밤중에 자지 않았죠? 그때 나를 보지 못하지 않았어요?”
“...”
송유리는 젖먹던 힘까지 다해 겨우 조금 빼앗았는데 모든 진열대의 생리대가 이미 다 거덜 났다. 심지어 마트 직원이 갓 가져온 생리대를 박스째로 가져가는 사람도 있었으니 이 전투력은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다.
송유리는 다 빼앗고 나서 아래층으로 돌아와 황이진와 합류했다.
“내가 방금 누구를 만났는지 알아?”
“누군데요?”
“주호진.”
“주호진도 할인 물건 빼앗으러 왔대요?”
송유리는 주호진처럼 1년에 200억을 쉽게 벌 수 있는 남자가 왜 특별히 마트에 와서 할인 물건을 빼앗는지 상상할 수 없었다.
황이진은 고개를 저었다.
“아마 오늘 마트에서 행사하는 것을 몰랐을 거야. 주호진처럼 인간미가 없는 사람이 어디서 이런 장면을 본 적이 있겠어. 아마 깜짝 놀라 아무것도 못 빼앗았을걸. 착한 내가 고기를 조금 나누어 주어 빈손으로 돌아가지 않도록 했어.”
여기까지 말하던 황이진은 자기도 모르게 투덜거렸다.
“이렇게 쓸모없는 남자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기나 할까.”
“쿨럭... 쿨럭!”
송유리는 미친 듯이 낮은 목소리로 기침을 하며 황이진를 일깨우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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