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지 모르게 그런 시선에 설인아는 얼굴이 살짝 달아오르는 것을 느꼈다.
설인아는 고개를 돌려 허소윤의 코를 톡 건드리며 말했다.
“장난꾸러기 똑순이.”
이 꼬마는 말솜씨가 보통이 아니었다.
허소윤은 킥킥 웃었다.
그때, 몸에 딱 붙는 갈색 원피스를 입은 하수연이 계단 난간을 잡고 천천히 아래로 내려오고 있었다. 걸을 수는 있었지만 움직임이 아직은 어색해 보였다.
이 모습을 본 하시훈은 빠른 걸음으로 다가가 하수연을 부축하며 눈썹을 찌푸리고 의아한 듯 물었다.
“형부는?”
평소 허문종은 하수연의 곁을 잠시도 떠나지 않았다.
하수연은 하시훈의 걱정을 눈치채고 차분한 목소리로 말하며 안심시켰다.
“회사에 갑자기 일이 생겨서 곧 올 거야. 별거 아니니까 걱정 마. 나도 혼자 걸어보고 싶었어.”
허소윤도 서둘러 달려가 하수연의 다른 쪽 손을 잡고 말했다.
“엄마, 천천히 내려오세요.”
허소윤은 하수연이 넘어질세라 조심조심 발을 맞췄다.
역시 딸은 사랑스러웠다.
하수연은 허소윤을 따뜻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아이의 손을 잡고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응, 알았어.”
허소윤은 하수연의 앞에 놓인 작은 의자를 보더니 어른스럽게도 그녀의 손을 놓고 쪼르르 달려가 치웠다.
그러고는 다시 돌아와 하수연의 손을 잡았다.
설인아는 이 광경을 볼 때마다 마음이 사르르 녹는 것 같았다. 허소윤은 정말 귀여운 아이였다.
소파 쪽에서.
하시훈이 하수연을 부축해 소파에 앉혔다. 하수연은 고개를 들어 설인아를 보았다. 눈빛에 잠깐 어색함이 스쳤지만 곧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인아 씨, 앉아.”
설인아는 하수연을 보고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마지막 치료가 남았어요. 치료부터 끝내고 이야기해요.”
지금도 시간이 늦은데 너무 늦게까지 할 수는 없었다.
그는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고 손에 든 사과를 바라보았다.
설인아는 이미 하수연에게 다가가 허리를 굽혀 그녀를 부축하고 있었다.
비록 처음 받는 치료는 아니었지만 하수연의 눈에는 어색함이 스쳐 지나갔다. 그녀는 나지막이 말했다.
“고마워.”
그녀는 여전히 설인아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알지 못했다.
하지만 설인아는 전혀 개의치 않고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별말씀요.”
하수연은 잠시 말을 잃고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설인아는 하수연을 부축하여 1층 방으로 들어갔다.
이전에는 이곳이 손님방이었지만 설인아가 종종 하수연에게 침을 놓으러 오면서 하수연의 치료실로 바뀌었다.
방 안. 불규칙한 기하학 모양의 천장 등 아래, 설인아는 침대 위에 놓인 하늘색 이불을 걷었다. 그러고는 하수연을 부축하여 침대에 앉혔다.
설인아는 능숙하게 문을 닫고 흰색 커튼을 친 후 방의 불을 모두 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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