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시티와 짧은 반바지로 완벽한 몸매를 드러낸 여자는 웨이브를 넣은 긴 머리를 하고 있었다.
게다가 선글라스로 얼굴을 반쯤 가리고 있어서 빨간 입술만 보였는데도 설인아는 그게 남하연임을 한눈에 알아보았다.
“하연아...”
설인아의 목소리에 고개를 든 남하연은 그녀를 보자마자 선글라스를 벗어 던지며 반가워했다.
“인아야!”
설인아는 웃으며 바로 자신을 안아오는 남하연의 등을 쓸어주었다.
그녀 역시 양지석을 만나러 왔다가 남하연을 보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어서 반가운 건 마찬가지였다.
기쁨의 포옹을 마친 남하연은 설인아의 손을 잡으며 의아한 듯 물었다.
“그런데 너는 왜 여기에 온 거야?”
설인아와 남하연이 아는 사이인 걸 방금 안 양지석도 놀라며 물었다.
“하연아, 너랑 인아 씨 서로 아는 사이야? 이분은 내가 네 오빠 병 좀 봐달라고 청한 신의님이신데.”
자신의 절친이 신의라니, 처음 듣는 말에 남하연은 당연히 믿지 못했지만 삼촌의 얼굴을 보니 장난 같지는 않아서 이 상황이 그저 당황스럽기만 했다.
“네가 신의라고?”
설인아는 자신의 귓가에 대고 나지막이 속삭이는 남하연에 웃음을 흘리며 답했다.
“신의라는 건 사람들이 그저 불러주는 칭호일 뿐이야. 난 그저 의사야.”
사실 설인아도 양지석이 남하연의 삼촌이었다는 게 아주 놀라웠다.
돌고 돌아 모인 게 다 지인이니 이것 또한 인연인듯싶었다.
한편 남하연은 자신의 오래된 절친이 의술에 능할 뿐만 아니라 명성도 꽤나 날렸다는 게 놀라워서 호들갑을 떨어댔다.
평소와 다름없이 하고 싶은 말은 거침없이 내뱉는 남하연에 거실은 이내 웃음소리로 가득 찼다.
“됐어 됐어. 그만하고 일단 밥부터 먹자.”
그때 조수아가 나서서 말리자 남하연은 그제야 잡았던 볼을 놔주고는 설인아의 손을 잡고 걸었다.
“배고프니까 이번 한 번만 봐주는 거야!”
역시나 화끈한 성격이 반가웠는지 설인아는 볼이 잡혔는데도 입꼬리를 올리고 있었다.
아까부터 남하연을 뚫어져라보던 성주원은 일부러 설인아 옆에 앉아서 그녀에게 속삭였다.
“네 절친이 남하연 감독이라고 왜 말 안 했어?”
모든 남자들의 워너비인 남하연이 눈앞에 있으니 성주원은 좀처럼 입을 다물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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