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를 안 하는데도 남하연의 인기는 대단했다.
몸매뿐 아니라 미모도 출중한데 거기다 유명감독으로서 대표작, 히트작도 많으니 다들 그녀를 부러워할 수밖에 없었다.
설인아가 성주원의 말에 답을 하지 않고 웃기만 하자 남하연이 직접 그의 얼굴을 손가락으로 훑으며 일부러 매혹적인 표정을 지어 보였다.
“지금이라도 알았으면 됐죠. 어때요? 그쪽도 내 매력 인정해요?”
넘치는 그녀의 자신감에 사레가 들려버린 성주원은 연신 기침을 해댔다.
그는 빨갛게 상기된 아직은 앳된 얼굴로 남하연을 향해 엄지를 들어 보였다.
“진짜 이거예요!”
평소엔 누구를 만나든 끼 부리느라 여념이 없던 성주원이 이제야 제대로 된 적수를 만난 것 같아 설인아도 웃음을 흘렸다.
역시나 호탕하게 웃던 남하연은 갑자기 설인아 쪽으로 고개를 돌리더니 젓가락까지 내려놓고 한층 진지해진 얼굴로 물었다.
“인아야, 나 요즘 사극 준비하는 데 네가 주인공 안 할래?”
남하연은 설인아의 완벽한 얼굴을 볼 때마다 그녀를 연예계에 들이고 싶어 했다.
정말 저 얼굴로 연예인을 안 하는 건 그야말로 재능 낭비인 것 같았다.
게다가 연기실력도 빠지지 않아서 남하연은 이참에 그녀를 배우로 전향시키고 싶었다.
하지만 설인아는 당황스러운지 눈썹을 올리며 물었다.
“네가 배우를 얼마나 깐깐하게 고르는지 다 아는데, 내가 성에 차겠어?”
남하연은 작품을 진행할 때 대본뿐만 아니라 배우들의 비주얼과 실력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그래서 둘 다 갖춘 사람만이 그녀와 함께 일을 할 수 있었다.
“너 정도면 충분하지! 내가 누누이 말했잖아. 네 연기라면 대중들한테 눈도장 정도는 쉽게 박는다니까. 내가 너 진짜 스타 만들어줄게.”
“얘는 싫어해도 나는 좋은데. 나는 어때요? 나 정도면 오빠 소리 쓸어 담을 얼굴 아닌가? 내가 이 얼굴로 남 감독님 전성기 다시 한번 만들어드릴 테니까 나랑 해요.”
남하연은 자신을 향해 눈썹을 꿈틀거리는 성주원에 표정을 굳히며 다급히 뒷걸음질을 쳤다.
“아 뭐에요! 그런 얼굴로 오빠는 무슨, 남동생 정도가 딱이겠네요. 매일 헛소리만 하는 남동생 같아요 그냥.”
“감독님 보는 눈은 좀 별로시네. 내가 어떻게 남동생이에요!”
“나 말리지마, 내가 오늘 제대로 한 번 보여줘야겠어.”
남하연의 말에 발끈한 성주원이 소매를 걷어 올렸지만 한참 지나도 그를 말리는 사람은 없었다.
자신을 멍하니 보고만 있는 설인아에 성주원은 더욱더 어두워진 표정으로 그녀를 탓하듯 말했다.
“아니, 내가 이렇게 나오면 좀 말려야 하는 거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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