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아는 사이야?”
김다윤은 공호열을 옆으로 흘깃 쳐다보았다.
“호열 씨, 저 여자한테 속지 마요. 학장님 사무실에 매번 30분 이상 들락날락하는 거 누가 봤대요!”
공호열의 눈빛이 어두워지며 아무 말 없이 권예진만 쳐다보았다.
권예진이 되물었다.
“그게 뭐?”
“언니랑 학장님이 그렇고 그런 사이란 뜻이지!”
김다윤이 확신에 찬 어투로 말을 뱉자 권예진이 피식 웃었다.
김다윤은 얼굴을 찡그렸다.
“왜 웃는 거야?”
“생각이란 게 참 중요해.”
권예진이 미묘하게 비꼬는 어투로 또박또박 말을 이어갔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너한텐 없네.”
“너...”
김다윤은 말문이 막혔다.
“아무렇게 비난하고 모함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거야? 아니면 다른 사람도 다 너처럼 멍청하다고 여기는 거야?”
권예진은 눈썹을 치켜들었다. 스무 살에 불과한 어린 나이였지만 안팎에서 위협적인 존재감을 뿜어냈다.
“대체 날 얼마나 미워하면 고작 그런 이유로 나와 학장님 사이를 모함하는 거지? 그렇게 따지면 너랑 성한빈은 몇 번이나 같이 침대에서 뒹굴었니?”
은근히 비꼬는 말이었다.
갑자기 성한빈 얘기를 꺼낼 줄 몰랐던 김다윤은 미처 대처하지 못하고 표정이 붉으락푸르락 바뀌었다.
하지만 그녀는 금세 마음을 가다듬고 말했다.
“언니만 아니었으면 나도 성한빈이랑 엮이지 않았을 거야. 지금은 언니랑 학장님 사이를 얘기하고 있는데 말 돌리는 거 보니까 찔리는 게 있네. 호열 씨도 왔으니까 이참에 확실하게 얘기하는 게 좋을 거야.”
권예진은 공호열을 바라봤다.
김다윤과 같은 생각을 하는 듯 그의 얼굴은 무표정했고 두 눈에는 분노가 넘쳐흘렀다.
혹시 그도 그녀와 양문수가 그런 관계라고 생각하고 있는 걸까?
공호열의 눈동자가 위험하게 가늘어지며 인내심이 바닥난 듯 말했다.
“이제 만족해? 가도 되지 않나?”
“네, 가요!”
권예진은 상쾌한 표정으로 유치장 밖으로 걸어 나왔다.
“저를 데리러 경찰서까지 직접 오실 줄은 몰랐는데, 저한테 아무 관심 없는 건 아닌가 봐요?”
공호열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
“공씨 가문이 망신당할 수는 없지. 이게 네가 원했던 것 아니야?”
권예진은 당당하게 인정했다.
“네, 난 당연히 그쪽이 직접 데리러 오길 바랐죠. 물론 오지 않았어도 어쩔 수 없이 나 혼자의 힘으로 나갔을 거예요. 유치장이 뭐 좋은 곳이라고. 일이 어떻게 됐든 내 평판에 영향을 미칠 텐데, 누구 전화 한 통에 그쪽은 만능 해결사를 보내잖아요. 난 그쪽 약혼자이고 곧 사모님이 될 사람이니까, 남다른 특혜를 누려야 할 것 같아서 그쪽이 직접 오는지 안 오는지 보고 싶었어요.”
옆에 있던 지태준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 여자, 대단한데?’
가만히 있던 김다윤은 분노에 이를 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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